평범한 일상이 때로는 오래 묵은 짐처럼 느껴지는 때, 우리는 가볍게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향하는 여행을 꿈꾸곤 한다. 새로운 환경과 처음 만난 사람들,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풍경이 주는 즐거움은 물론, 여행은 그간 잊고 살았던 일상의 소중함도 다시 상기시킨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우리는 무엇을 만나게 될까.여행의 이유김영하(문학동네)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산문을 엮은 책. 소설가인 작가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지, 왜 여행하는지, 오랜 시간 여행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해온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다.△‘여행에서 영감을 얻으시
삼국시대 고구려, 신라와 함께 한반도의 패권을 두고 자웅을 겨뤘던 백제는 한강과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찬란하고 세련된 문화를 꽃피웠다. 특히 지난 2015년 금강 유역권의 공주·부여·익산에 산재한 백제 유적지 8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된 이후,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새봄이 시작되는 3월,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줄기를 따라 백제문화유적지로 떠난다.공주, 공산성과 무령왕릉공주 금강을 가로지르는 백제큰다리를 건너가면 바로 공산성을 만난다. 백제가 두 번째 왕성으로 사용했던 웅진성이
황량한 겨울을 지나 생명이 움트는 봄이 오듯이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다. 겨울의 끝자락이자 새 봄을 기다리는 2월을 맞아 삶과 죽음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세 편의 연극을 만나본다.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으로 에스트라공(고고)와 블라디미르(디디)라는 두 방랑자가 실체가 없는 인물 고도(Godot)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용의 희비극이다.1953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공연되고
창문 틈새로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고 옷깃을 여민 사람들이 빠른 걸음으로 거리를 오가는 겨울이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삶,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만난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톨스토이(열린책들)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집으로 ‘안나 까레니나’ ‘전쟁과 평화’ ‘부활’ 등 명작과 함께 작가가 평생에 걸쳐 쓴 대표적인 중·단편 소설 13편이 담겼다.#“착한 사람이라면 저렇게 셔츠도 없이 벌거벗고 있을 리가 없어요. 만일 당신이 좋은 일이라고 했다면 저런 멋쟁이를 어디서 데리고 왔는지
산마다 고운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새파란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높은 가을이다. 굳이 명산대첩이 아니더라도 이 계절 대한민국은 그 어디나 수려하기 짝이 없다. 걷기 좋은 계절,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산성으로 떠나본다.서울 한양도성태조 5년(1396년) 축성된 한양도성은 자연의 기세를 거스르지 않는 전통 방식으로 지어져 자연친화적 산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백악(북악), 낙산, 남산, 인왕 등 4개 구간으로 구성된 한양도성은 모든 구간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지만 창의문(자하문)에서 시작해 혜화문까지 탐
산과 계곡은 고운 단풍으로 물들고 추수를 앞둔 논밭에선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가을이다. 풍요로운 가을을 맞아 벅찬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이 우리나라를 찾는다.# 빈 필하모닉, 베토벤 교향곡 4번180년 전통의 세계 최정상 관현악단인 빈 필하모닉이 오는 11월 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지난해에 이어 연이어 내한 공연을 펼치는 빈 필하모닉은 완벽한 기량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문 악단으로 러시아 출신의 명지휘자 투간 소키에프의 지휘 아래 프로코피예프, 베토벤 교
아침저녁으로 바람결이 달라진 초가을이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우리 역사 속 영웅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일생일문(최태성 / 생각정원)우당 이회영 선생은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평생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우당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정진했던 자랑스런 선조들을 만나본다.△정유재란 당시 벌어진 칠천량해전에서 거침없이 밀려오는 왜군에 조선 수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죠. 옆에서 배가 가라앉고 동료들이 총과 활을 맞은 채 바다에 빠지자, 자신도 그렇게 될까 봐 공포에 떨던 수
울창한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고 시원한 공기와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피서지다. 한여름 무더위도 잊게 할 트래킹 명소로 떠나보자.천상의 화원 태백 대덕산-금대봉 트래킹태백 대덕산-금대봉 트래킹 코스는 점봉산 곰배령과 함께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다. 길가에서 보이는 봉우리는 멀리서 보면 큰 나무가 없는 민둥산처럼 보이지만 막상 산에 올라가면 작은 관목들 사이로 곱게 핀 야생화들이 지천이다.여름부터 가을까지 보라색으로 피는 갈퀴
가족에 대한 사랑과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밝은 미래를 노래하는 창작 뮤지컬의 무대가 활짝 열렸다.무더운 여름, 시원한 웃음과 진한 감동이 있는 공연으로 무더위를 잊을 수 있다. 웃음과 눈물이 있는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흥겨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락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서울시뮤지컬단 ‘알로하, 나의 엄마들’일제강점기 시절, 사진 한 장 보고 이역만리 타향으로 떠났던 사진 신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금이 작가의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뮤지컬로 만들어져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오늘. 곳곳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치매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들마저 곤란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아마도 참된 ‘나’ 자신을 조금씩 잃어가는 본인일 것이다. 조금씩 잊으면서도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삶.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비슷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여정을 함께한다.# 깜박깜박해도 괜찮아항상 일하는 바쁜 딸로 부모님에게 무심하게 살아왔던 저자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게 된 엄마와 함께 살면서 경도인지장애
바야흐로 봄, ‘꽃’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계절이다. 바다 건너 제주에서 일기 시작한 꽃물결은 강원의 이름 모를 골짜기까지 우르르 오르며 우리 산하 곳곳에 포말처럼 새하얀 꽃들을 뿌려놓는다. 고요에 물든 산사에서 사람들 북적이는 장터까지 섬진강 줄기 따라 벚꽃들이 새하얀 자태를 드러내는 경남 하동 일대를 찾았다.남도의 가락이 흐르는 화개장터흐드러진 벚꽃이 피어있는 장터 입구를 지나 화개장터 안으로 들어서면 시골 장터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눈이 호강을 했으니 이번에는 입이 호강을 할 차례다. 이름난 장터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재
최근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우리 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판소리와 국악, 가요 등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우리 소리에 대한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생동하는 봄, 혼을 일깨우는 우리 소리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 본다.광주시립창극단 특별공연 ‘열사가’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적 영웅들을 판소리로 만난다. 독립운동가 이준·안중근·윤봉길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판소리 ‘열사가’가 3월 26일 국립광주박물관 대강당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이번 공연은 광주시립창극
초연결 사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교통과 소통의 수단들은 갈수록 빨라지고 많아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많은 이들이 관계의 단절이 불러온 고통 속에서 스스로 소외된 채 살아가고 있다. 초연결 세상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 모순된 상황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더 따뜻한 세상과 좋은 이웃을 만날 수 있을까?#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1세기 다윈의 계승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는 ‘신체적으로 가장 강한 최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며 최후의 생존자는 ‘친화력이 좋은 다정한 자’
종교는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오랜 기간 문화와 가치를 만들며 동행해 왔다. 때로 요동치는 우리 역사의 현장에서 그 존재를 알렸던 종교. 이제 종교는 어느덧 각각 다양한 유산을 남기며 우리의 과거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역사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찬 바람 부는 겨울, 인간의 마음에 따뜻한 위안을 건네는 종교건축물을 만나러 떠난다.화성 남양성모성지화성시 외곽의 성모성지를 표시하는 입구에 들어서면 얕은 골짜기 지형을 살린 두 개의 커다란 탑 형식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붉은 벽돌로 쌓은 탑을 둘러싼 울타리 역할의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기온과 함께 성큼 겨울이 다가왔다. 매년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지만 매년 체감하는 느낌은 다르듯, 자주 듣는 클래식이라도 누가 연주하느냐, 언제 듣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한 발짝 앞으로 다가온 차가운 겨울바람 앞에서 따뜻한 클래식음악과 현대무용으로 조금은 가볍게 다시 겨울 앞으로 다가선다.# ‘김선욱&유럽 챔버 오케스트라’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의 정예 멤버가 무대에 오른다.4년 만에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오는 5일,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11일 아트센
바람 앞의 등불처럼 많은 시련 앞에 사람의 신념은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때로는 작은 돌멩이 하나에 호수 전체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역경을 단단한 믿음으로 헤쳐나가는 이들을 경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작은 숨결의 바람이 아닌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태풍을 버텨내며 한 발 한 발 묵묵히 자신의 걸음을 내디뎠던 이들. 일제강점기 격동과 핍박의 시대에 짧고도 강렬한 생애를 지낸 안중근과 윤동주를 각각 소설과 평전으로 만납니다.‘하얼빈’ 김훈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훈의 장편소설로, 오랜 기
중부권(세종특별자치시)에 새로 문을 연 공연시설 세종예술의전당이 하반기 공연으로 우리 역사의 장면들을 모은 기획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고된 작품은 오케스트라 ‘코레아의 신부’와 창작뮤지컬 ‘광주’, 세종대왕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세종, 1446’이다. 각각의 작품은 현대의 다양한 옷을 입고, 당시의 치열했던 역사의 순간에 공동체를 위해 고뇌하고 투쟁했던 이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더위가 물러갈 즈음,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역사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케스트라 ‘코레아의 신부’, 8월
살아있는 것은 사라집니다. 화려한 봄꽃, 지금 피어나는 새싹,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인간. 우리 모두 예외가 아닙니다. 사라짐, 죽음은 살아있는 것의 운명입니다. 오히려 살아있다는 것은 죽음을 전제하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죽음이 없는 삶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생명의 계절에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른 생명과 생명의 가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생명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죽음은 생명의 최후의 축제입니다. 생명의 완성입니다. 정진홍종교
케이팝(K팝), 영화, 음식 등 우리 문화가 세계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풍류’로 이름 붙여지는 우리 전통음악과 가락이 새롭게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모 방송사의 ‘풍류대장’이라는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은데 이어 최근엔 새봄을 맞아 전통음악 공연이 풍성하게 펼쳐지며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에게 손길을 내밀고 있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우리 소리와 장단에 ‘얼쑤’ 함께 신명을 내며 기운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세종문화회관 ‘최고의 라인업’세종문화회관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은 오는 4월 22일 19시 30분 세
시린 찬바람에 바깥 걸음도 드물어지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주변의 소음은 점차 줄어들고 고요함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 안을 들여다보면 언제 품었는지 모르는 작은 불안이 꿈틀거리는 듯하다. 누구나 한 때 거친 광야를 달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바다에 뛰어드는 꿈을 꿨으리라. 펼쳐드는 책 한 권으로 끝없이 펼쳐진 대양에서 생명력으로 넘치는 거대한 짐승들을 맹렬하게 쫓듯 오늘의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킨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불운과 역경에 맞선 한 늙은 어부의 숭고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강렬한 이미지와 간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