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흩어져가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을 다채로운 클래식과 새로운 현대무용으로 채운다. 사진은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 빈체로 제공.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기온과 함께 성큼 겨울이 다가왔다. 매년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지만 매년 체감하는 느낌은 다르듯, 자주 듣는 클래식이라도 누가 연주하느냐, 언제 듣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한 발짝 앞으로 다가온 차가운 겨울바람 앞에서 따뜻한 클래식음악과 현대무용으로 조금은 가볍게 다시 겨울 앞으로 다가선다.

# ‘김선욱&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의 정예 멤버가 무대에 오른다.

4년 만에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오는 5일,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11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고전적인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슈베르트 이탈리아풍의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멘델스존 교향곡 4번 등 클래식 음악이 본격적으로 꽃 피우기 시작한 18~19세기 독일과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채운다.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그동안 국내에서 피아노 독주 뿐만 아니라 지휘, 실내악 등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진심을 담은 음악을 선사해 왔다. 예술가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때마다 늘 베토벤 작품과 함께한 김선욱은 이번 겨울, 오랜 음악적 파트너인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지휘자, 협연자, 오케스트라의 끈끈한 관계성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조화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부산국제클래식음악제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에서 국제클래식음악제가 열린다.

‘대전환 그리고 포용’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음악제는 유럽 콘서트홀 무대에 서온 오충근 예술감독을 필두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한 데 모여 관객들과 만난다.

16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는 클래식 현악계를 이끌어온 대표 스승들이 펼치는 오프닝 무대로 백재진 바이올린, 이경선 바이올린, 김상진 비올라, 이명진 첼로의 협연으로 에가 ‘현을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를 연주한다.

황세희가 헨델 하프 협주곡을 협연에 이어 이경선과 김상진이 아테르베리의 바이올린, 비올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3번을 협연하고 브리튼 ‘단순교향곡’으로 첫날의 대미를 장식한다.

17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리스트 12개 초절기교 연습곡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1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실내악 공연으로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과 브람스 피아노 4중주가 펼쳐지며, 22일에는 부산국제클래식음악제챔버오케스트라 부감독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

25일 부산 누리마루 에이펙하우스에서는 내년을 기약하는 스페셜 콘서트로 앤더슨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라벨의 ‘볼레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등을 통해 연말 분위기를 미리 만끽할 수 있다.

# 현대무용, ‘작꾸 둥굴구 서뚜르게’

지난해 초연에 이어 ‘생존과 관련한 귀여움’의 이면에 대한 탐구를 발전시켜 선보일 현대무용 ‘작꾸 둥굴구 서뚜르게’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는 18~20일 오른다.

권령은 안무가는 지난해 그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생계형 예술가로서의 생존을 고심한 결과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 작업에서 하나의 존재를 키워내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에 착안해 일종의 펫을 육성하는 과정을 퍼포먼스로 표현한다.

안무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작고, 둥글고, 서툴게 행하는 행위들은 자발적 행위가 아닌, 육성되고 가공되고 편집되는 존재들에 대한 서사를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제의하고자 한다. 귀여운 것들을 비로소 귀엽게 만드는 바깥의 또 다른 세계, 그 편집되어버린 테두리를 복원해냄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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