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금정산성은 다양한 탐방로를 갖고 있어 어느 방면에서 올라도 최고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 부산관광공사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금정산성은 다양한 탐방로를 갖고 있어 어느 방면에서 올라도 최고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 부산관광공사

산마다 고운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새파란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높은 가을이다. 굳이 명산대첩이 아니더라도 이 계절 대한민국은 그 어디나 수려하기 짝이 없다. 걷기 좋은 계절,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산성으로 떠나본다.

서울 한양도성

사진제공 서울시 문화재관리과

태조 5년(1396년) 축성된 한양도성은 자연의 기세를 거스르지 않는 전통 방식으로 지어져 자연친화적 산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백악(북악), 낙산, 남산, 인왕 등 4개 구간으로 구성된 한양도성은 모든 구간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지만 창의문(자하문)에서 시작해 혜화문까지 탐방하는 백악구간(4.7킬로미터)이야말로 가을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혜화문에서 흥인지문까지 걷는 낙산구간(2.1킬로미터)은 조금 여유롭게 거닐 수 있고, 남산타워를 바라보며 성벽 길을 따라가며 단풍을 즐기는 남산구간(4.2킬로미터), 큰 바위들과 어우러져 끊어질 듯 이어진 성벽을 자랑하는 서쪽 방면의 인왕구간(4킬로미터)도 가을로 물든 한양도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한양도성은 한 번에 모두 돌 수도 있지만 시간과 체력을 고려해 한 구간씩 나누어 탐방한다면 더욱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사진제공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가을이 아름다운 산성을 한 손에 꼽으라면 남한산성을 빼놓을 수 없다. 남한산성은 멀리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명소이자 가을이 되면 산 전체를 물들인 단풍으로 찾는 이가 많다.

남한산성의 5개 탐방로 중에서도 산성로타리에서 출발해 남문, 남장대터, 동문, 지수당, 개원사를 지나 다시 산성로터리로 돌아오는 4구간(3.8킬로미터)이 바로 남한산성 가을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순 단풍이 절정일 무렵, 성벽 길을 따라 걸으면 마치 불이라도 난 듯 온 산을 새빨갛게 물들여 가는 단풍을 볼 수 있다. 산등성이를 따라 구비구비 돌아가는 성벽 길을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걷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다른 탐방로를 이용하더라도 남한산성 곳곳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기에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본다면 더욱 많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부산 금정산성

사진제공 부산관광공사
사진제공 부산관광공사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성곽인 금정산성은 남해안과 낙동강 하구를 통해 침입해 오는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석성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금정산 자체가 부산 금정구에서 북구 그리고 경남 양산시까지 넓은 지역에 걸쳐 있어 부산 도심은 물론이고 외곽 지역에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다양한 금정산 탐방로 가운데서도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쉬엄쉬엄 오르며 가을을 느낄 수 있는 탐방로는 범어사에서 출발해 북문과 금샘을 거쳐 정상인 고당봉에 오르는 코스이다. 금정산성은 성벽이 높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금정산에서 나온 화강암으로 만든 산성답게 든든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정상에 오르면 능선을 타고 삐뚤빼뚤 길게도 이어진 성곽이 한눈에 들어오고 온 산을 붉고 노랗게 물들인 단풍도 한 눈에 들어오며 가슴이 탁트인다.

여행 중 만난 보훈

▶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숭례문에서 남산(목멱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백범광장이 나온다. 남산의 백범광장 일대는 안중근의사기념관, 백범 김구선생 동상, 성재 이시영선생 동상 등 항일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기념물이 많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신궁이 있던 곳이었으나 헐어내고 항일 독립운동의 상징물을 세워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부산 유엔평화기념관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장병들이 처음 만난 곳은 바로 부산이었다. 부산항 가까운 대연동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엔군장병들이 영면하고 있는 유엔기념공원이 있고, 지난 2014년 11월 11일 유엔평화기념관이 들어섰다. 지상 5층 규모의 유엔평화기념관은 유엔참전용사들과 참전국가의 공헌을 기억하고 감사를 표하는 공간이자,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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