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근대 예술인 중 미술·문학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드러내며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 나혜석이 있다. 여성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문학가였던 그는 여권신장을 위해 앞장 선 우리나라 최초의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나혜석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그의 고향 수원에서 ‘시대의 선각자, 나혜석을 만나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지난해 11월 나혜석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자화상’, ‘김우영 초상’ 등 회화 두 점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기증 작품 외에도 나혜석이 남긴 삽화, 판화, 미술전람회 출전 작품, 유품
서울 부암동의 서울미술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중섭은 죽었다’전을 열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이중섭’은 수많은 걸작을 남긴 대한민국 대표 화가. 그러나 사후 쏟아진 명성과 찬사에 비해 생전 이중섭은 늘 가난과 고통에 시달리다 쓸쓸히 홀로 죽어갔다. 또한 그의 천재성과 광기에 관한 이야기가 부풀려지고 왜곡되며 정작 그의 그림은 지나치게 ‘과대평가’ 돼 있다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미술관은 2년간의 준비 끝에 ‘이중섭은 죽었다’전을 통해 신화가 돼 버린 이중섭의 일생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자신의 가족
대기가 따뜻하게 데워져 외부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오랜만의 바깥나들이에 나서 한낮의 햇살로 충분히 광합성 했다면 이제 그 빛을 만지고 들을 차례다.대림미술관이 새롭게 개관하는 디뮤지엄이 개관 첫 전시로 올 5월 8일까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라이트 아트(Light Art)' 작품을 선보이는 ‘디뮤지엄 개관특별전 - Special Illumination 9 Lights in 9 Rooms'전을 개최한다.이번 개관 특별전은 설치, 조각, 영상, 사운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모여 9개의 독립적인 방을 구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이 지난 1월 신문의 칼럼을 가지고 오셨다. 겨울철 양생은 숙면과 보온이라고 했던 칼럼이다. 중요한 내용마다 빨간 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고, 번호가 매겨져 있었다. 이렇게 다 해봤는데 잠을 못자니 어떻게 된거냐는 거다.얼마 전 새로 문을 연 백화점에서 잠이 잘 온다는 고가의 침대를 파는 매장이 신기해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어느 손님이 잠만 잘 잘 수 있다면야 재산을 팔아서라도 사겠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구입을 주저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이제 한의학에서 불면을 어떻게 진단하고 분류해 치료에 접근하는지 살펴보
세계 최대의 문명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대영박물관 보물들이 한국에 왔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오는 3월 20일까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소장품 176점을 선보이는 ‘대영박물관-영원한 인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류 역사상 영원불멸의 주제인 ‘인간’을 테마로, 전 시대와 전 대륙을 아우르는 대영박물관 방대한 컬렉션의 핵심 축소판. 특히 이번 ‘영원한 인간전’은 3년간의 기획과 작품 선정 과정을 거쳐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순회전이다. 전시는 이상적
대전 도심 한복판에 홀로 고고한 건물이 눈에 띈다. 마천루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외관이 건물의 주인공 ‘고암 이응노’ 화백과 닮았다.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고암 이응노(1904-1989)화백의 예술 연구와 전시를 맡아 고암 정신을 확장하고 계승할 목적으로 2007년 5월 개관했다. 본디 서울 평창동에 있던 것이 폐관되고 대전시가 평창동 미술관의 수장품을 인계받아 지금의 이응노미술관을 개관했다. 이응노미술관은 새해를 맞아 미망인 박인경 여사로부터 기증받은 소장품 가운데 서정적이고 한국적 정서가 배어있는 화훼와 동물, 풍경화를 중심
추위와의 싸움이 더 힘들었다던 장진호 전투. 이 전투의 역사와 현장이 서울 광화문으로 옮겨왔다. 1950년의 겨울도 올해처럼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조금은 덜 힘들었을까.세계 3대 동계전투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는 전투 자체가 치열하기도 했거니와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추운 날씨 탓에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던 전투다. 중공군의 참전으로 반전이 일어난 상황에서 후퇴의 시간을 확보하는 한편 수많은 전투요원과 피난민을 살려낸 ‘역사적 구출작전’ 흥남철수작전.적군도 아군도 추위 앞에 무릎 꿇어야 했던 그때, 전쟁터를 피해 남으로 내려가려는 우
“좋은 디자인은 시와 같고 미소와 로맨스를 건넨다” “삶은 아름다운 것과 연결되어 있고, 그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우리 나라사람과는 의외로 친숙한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그의 작품들이 대규모로 한국나들이에 나섰다. 만날 곳은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멘디니라는 이름을 걸고 이루어지는 대규모 단독 전시로는 국내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최초다.그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보여줄 이번 전시에는 총 600여 점의 작품이 동원된다.5개월여에 이르는 긴 기간 동안 이뤄지니 만큼 작품 선정에서 전시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시에 관
분단과 통일의 자리를 노래하라두 사람이 하염없이 걷는다. 디엠지(DMZ, 비무장 지대) 인근이다.두 사람을 배경으로 농로가 이어지고, 작은 아스팔트길이 나타나다, 다시 시원한 초록의 들판도 지나간다. 군부대의 표지판도 가끔씩 드러내며 지역을 보여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닿을 듯 닿을 듯한 손을 끝내 잡지 못하고 영상은 마무리된다. 평온함과 긴장감이 이어지는 길은 끝내 하나가 되지 못한다. 고영택의 ‘산책’이라는 작품이다. 서울 아트선재센터는 오는 29일까지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5(REAL DMZ PROJECT 2015)’를
미술에 관심이 좀 있다 싶은 사람들에게도 생소한 이름의 화가다. 그러나 그 이름은 우리 화단의 거목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다. 해방기 우리 민족이 처한 현실과 예술가의 사명을 붓으로 끌어안았던 화가 이쾌대(李快大, 1913~1965)가 그다. 광복 70년을 기념해 20세기 한국미술 대표화가 이쾌대의 회고전 ‘거장 이쾌대, 해방의 대서사’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전시중이다. 이쾌대가 남긴 그림들은 대략 1930년에서 1950년 무렵까지 20여년에 걸쳐 제작됐다. 이 시기는 일제강점기, 해방기 그리고 한국전쟁기로 한국 역사의 비극
아름다운 제주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옥빛 바다에서 파도소리를 듣거나 고요한 숲길을 걷거나 반짝이는 갈대 가득한 오름에 오를 수도 있다. 자연만으로도 훌륭한 제주의 한 절벽 위에 ‘아름다운 전경’이라는 뜻을 가진 갤러리가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언덕에 올라선 듯 지어진 뷰크레스트. 이곳에서 지난 7월부터 제주도 이주 작가 양재열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양 작가는 판화를 전공하고 판화의 실크스크린 기법을 그림에 활용해 다양한 효과를 내는 그림을 그린다. 작가가 실크스크린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기법에서만 표현해낼 수 있는 시각적
청계천 맑은 물소리도 무더위를 해갈시켜주지 못한다면 근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가보자. 보통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한국현대사를 돌아보는 특별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를 9월 29일까지 1층 기획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광복70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우리 국민의 위대한 70년의 여정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회는 광복70년의 역사 속에 거대한 현대사의 흐름속에 평범한 시민들이 각자의 어떤 발자취를 남겼는지 짚어본다. 어려웠던 과거를 스스로 극복한 역사를 기억하는
더위가 본격 시작되고, 지루한 장마가 이어지는 날씨. 도심의 현대미술관에서 만나는 설치미술로 지친 심신을 달래보면 어떨까.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015 현장제작설치 프로젝트 ‘인터플레이 Interplay’전을 8월 23일까지 열고 있다.시각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상호 교차로 재구성해 관람객에게 보다 확장된 감각을 제공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 건축, 디자인, 테크놀로지 등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며 활동하는 국내외 작가 3인과 1팀의 설치작업이다.참여 작가는 다양한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적 인지도를 획득하고 있는 아바프(av
서울에서 절찬리에 공개된 ‘반 고흐 미디어 아트 : Very Yellow Very Bright’가 대구전시에서 새로운 관람객을 만난다. 이 전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반 고흐의 원화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순수 예술의 대중화를 모색한 기획전. 선명한 프로젝터 50여 대를 사용해 4미터가 넘는 대형 스크린 곳곳에 모션그래픽 기반의 디지털 이미지를 노출하는 방식을 통해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원화가 아니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한정된 수량과 사이즈의 원화 전시를 벗어나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통해 한계를
안중근의사가 순국한 지 105주기를 맞았다. 그의 삶의 여정 속에서 보여 주었던 자주 독립의 의지와 동양평화의 염원은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요즘이다.광복 70년을 맞아 더 선명하고 크게 느껴지는 안중근의사의 살신성인 업적과 사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특별 전시회가 마련됐다.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열린 안 의사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이번 전시회에는 하얼빈 의거 전•후 안중근의사의 모습을 조명하고, 안 의사가 말한 의거의 목적인 ‘국권 회복’과
북한산의 정기를 안은 은평뉴타운, 뉴타운 내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소박하게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 박물관에 광복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태극기전이 열리고 있다. ‘진관사·강릉 선교장의 독립운동 태극기전(展)’이란 이름의 전시장에서는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오랜 ‘독립군’ 같은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광복70주년을 맞는 3·1절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은평구 관내 진관사에서 발굴돼 문화재로 등록된 ‘진관사 소장 태극기와 항일독립신문’, 2014년
한반도 서남단 끝자락에 자리 잡은 목포,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지구와 한반도와 지역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센터가 들어서 있다.목포자연사박물관은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생태계 교란과 환경파괴 등 인간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맞춰 현대적 전시시설로 꾸며져 있다. 특히 지구 46억 년의 자연의 역사를 인증하는 공룡화석, 광물, 식물, 조류, 포유류, 어류, 해양생물 등 세계적 희귀자료와 서남권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할 자료 2만여 점을 수집해 놓고 있다.세계적 희귀자료 2만 점특히 2012년 6월에는 천연기념물 제53
“당신은 정원이 있습니까?”당연히 없다. 그런데 미술관이 이 정원을 제공한다.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울창한 초록빛 숲의 마중으로 시작되는 ‘정원’전은 이제 개관 1주년을 맞게 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국민들에게 이상적인 정원 같은 곳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1. 만남 “가슴 속에 만권의 책이 있고, 눈으로는 전시대의 명전을 두루 보며, 또한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이 천하의 반은 되어야만 바야흐로 붓을 댈 수 있다” 조희곡(남송, 1195년경~1242년경 활동)동기창(명, 1555~1636)에 이르러 ‘만리의 길
부산 서구 부민동 골목. 잘 가꿔진 정원과 어울어져 고즈넉한 운치를 자랑하며 임시수도기념관이 서 있다.1926년 지어진 건물로 원래는 경남도지사 관사였으나, 6·25전쟁 당시 3년간 부산이 임시수도 역할을 담당하면서 대통령 관저로 사용됐던 곳이다.당시 이승만 대통령 내외와 비서들이 살면서 집무를 수행하고, 주요 국빈들을 맞이했다. 현재는 응접실과 서재, 거실, 식당, 부엌 등 대통령 관저로 사용됐던 당시 실내구조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전쟁과 피난, 임시수도라는 역사의 굴곡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이승만 대통령의 집무실로 사용됐던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각박한 현대의 문명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자연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준다.이번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옆으로 자라는 나무(Horizontally growing trees)’라는 주제로 생동감 있는 자연미술의 장을 펼치고 있다.금강변 공주시 우성면 신웅리 산26-3번지에서 열린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전으로 개최되고 있다.이곳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자연이 아닌 어긋나고 삐뚤어지고 심지어는 ‘옆으로 자라는 나무’ 같은 자연의 새로운 국면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아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