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전시장 내부.
북한산의 정기를 안은 은평뉴타운, 뉴타운 내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소박하게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 박물관에 광복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태극기전이 열리고 있다. ‘진관사·강릉 선교장의 독립운동 태극기전(展)’이란 이름의 전시장에서는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오랜 ‘독립군’ 같은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광복70주년을 맞는 3·1절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은평구 관내 진관사에서 발굴돼 문화재로 등록된 ‘진관사 소장 태극기와 항일독립신문’, 2014년 발견돼 문화재 등록을 준비 중인 ‘강릉 선교장 태극기’, 김구 선생의 휘호 등이 특별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가 광복 70년, 독립운동과 태극기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한편 진관사와 강릉 선교장을 통해 우리 한옥이 가지는 공간구조의 특징과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하고 있다.
▲ 진관사 태극기가 나들이 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특별전 개관식 참석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
진관사는 은평구 관내 사찰로,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진관사 칠성각(서울시 문화재자료 제33호) 해체 복원 조사 중 불단과 기둥 사이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태극기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변하고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약간 손상됐지만 형태가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이 태극기의 4괘는 현재의 국기와 비교하면 4괘 중 ‘리’와 ‘감’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데 이는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 양식과 동일한 것이다.

진관사 태극기는 1919년 독립운동 현장에 쓰였던 태극기로 보이며 우연히 발견되기까지 9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벽 속에 숨겨져 있었던 셈이다.

진관사 독립운동 유물의 발견은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독립의지와 항일투쟁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으며 애국선열의 숨결이 느껴지는 독립운동사 자료로서 귀중한 유물이다.

특히 진관사 태극기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처음 발견된 것으로, 사찰에서도 인적이 드문 칠성각에 비밀스럽게 숨겨놓은 점은 당시 불교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항일운동이 얼마나 절박하게 전개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진관사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덧그려졌다는 점에서 특별히 일본에 대한 강한 저항정신을 표출하고 있다.

□강릉 선교장 태극기
강릉 선교장(우리나라 최대의 한옥) 태극기는 구한말인 1891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가로 154cm, 세로 142cm 크기의 이 대형 태극기는 고종이 하사했거나, 이강백 강릉 선교장 관장의 증조부인 이근우 옹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태극기는 1908년 강릉 선교장 내 동진학교에서 사용되던 2개의 태극기 중 하나로, 일제 탄압으로 학교가 문을 닫은 후 광복될 때까지 땅속에 묻어뒀다가 광복 후 하나는 임시정부에 기증했고, 남은 하나를 강릉 선교장에서 보관해 오다 최근 공개한 것이다.

이 태극기는 동진학교 기념사진에도 남아있는 유서 깊은 태극기로, 현재 근대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으로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시에서 백범 김구 선생이 선교장에 내린 휘호 ‘天君泰然(천군태연, 남에게 행한 의로운 행동이나 행위에 대해 나대거나 자랑하지 않는 선비의 의연한 마음가짐)’과 안익태 선생의 ‘코리아 심포니’ 친필 악보도 함께 공개되고 있다.

은평의 역사와 한옥의 아름다움을 전시 중인 박물관에서는 한옥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한옥전시실에서 우리나라 집의 변천사, 서울의 대표 한옥인 민형기 가옥의 사랑채 재현, 한옥 건축 과정, 한옥에 깃든 과학적 원리 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오전 9시 ~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휴관. 은평 뉴타운, 한옥마을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이나 구파발역에서 버스로 찾아갈 수 있다.

▲ 우리 한옥의 '멋'과 '맛'을 보여주는 한옥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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