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 언덕의 뷰크레스트 전경

아름다운 제주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옥빛 바다에서 파도소리를 듣거나 고요한 숲길을 걷거나 반짝이는 갈대 가득한 오름에 오를 수도 있다. 자연만으로도 훌륭한 제주의 한 절벽 위에 ‘아름다운 전경’이라는 뜻을 가진 갤러리가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언덕에 올라선 듯 지어진 뷰크레스트.

이곳에서 지난 7월부터 제주도 이주 작가 양재열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양 작가는 판화를 전공하고 판화의 실크스크린 기법을 그림에 활용해 다양한 효과를 내는 그림을 그린다. 작가가 실크스크린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기법에서만 표현해낼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우선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양 작가는 풍경에 말을 거는 작가다. 자연현상으로서 ‘그대로의 풍경’이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보이는 풍경을 선별하기 보다는, 그것들을 사랑함으로써 새로운 해석적 관점을 보여준다. 따로 특별한 풍경을 선택하지 않고 흔히 제주에 존재하는 상황적인 모습을 다뤄 같은 장소라도 다양하게 변하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냈다.

‘바라보는 풍경’을 그린 작품들은 자연 현상과 기후 변화에 의해 펼쳐지는 자연 풍경을 대상으로 한다. ‘개입된 풍경’을 그린 작품은 인공이 결합된 공간으로 자연과 인간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존의 모습을 보여준다.

양 작가는 “페인팅이나 드로잉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하면서도 즉흥적이거나 우연의 효과가 전혀 없이 기본적인 점, 선, 면과 덧칠 없이 한 번에 올라오는 정해진 정확한 색깔을 가지고 순서대로 하나씩 쌓아올리는 기법(실크스크린)을 통해 내가 보고 경험한 여러 가지 감성을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단순하면서도 뚜렷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레길 7코스는 올레길 구간 중에서도 전망이 가장 좋기로 유명하다. 그 풍광을 만끽하며 쉬엄쉬엄 걷다보면 범섬과 문섬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뷰크레스트 갤러리가 숨어있다. 뷰크레스트는 해안절벽을 따라 소나무 숲과 남태평양의 풍광이 펼쳐진 제주 최고 절경의 산책로에 3년 전 문을 연 소규모 갤러리다. 갤러리는 카페 옆에 딸린 전시실이 전부지만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작품이 걸릴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도 예술인들의 개인전을 열어주고 작품 판매까지 한다. 입장료가 따로 없어 일반인들이 작품에 접근하기 쉽다.

10월 4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뷰크레스트 갤러리 (수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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