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려는 정의의 횃불이 밝혀졌다. 조직적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승만 정권에 항거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는 함성이 높아갔다. 권력 유지에 혈안이 된 정권은 폭력으로 시민들을 억눌렀지만 성난 파도가 된 민심을 이기지 못했고, 독재정권은 마침내 무너지고 말았다. 찬란한 민주주의의 아침을 맞기까지 대한민국을 지켜낸 역사의 현장은 지금도 우리 공동체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지킴이로 세워져 있다.‘민주주의 부활하다’ 서울 4·193월 하순의 꽃샘 추위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자 남해와 서해를 잇는 한반도 남서부 모서리에 위치한 전남 진도. 지난달 19일 아직은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진도국민해양안전관에서 6·25참전유공자를 인터뷰하는 중학생들을 만났다. 진도 석교중학교 학생 취재단 양수아, 채인영, 정수민, 이한나 네 명의 학생들과 김주성(95) 6·25참전유공자가 한 자리에 모였다.‘우리동네 영웅들’은 진도군이 청소년과 함께하는 국가유공자 인식개선 사업으로, 지난해 말부터 석교중 학생 취재단이 진도의 6·25참전유공자를 매달 한 분씩 만나 6·25전쟁 경험담과 미래세
1919년 3월 1일, 일제의 총검 아래 숨죽여 살아왔던 온 겨레가 거리로 뛰쳐나와 ‘대한 독립 만세’를 목 놓아 외쳤다. 삼천리 방방곡곡 태극기가 물결쳤던 그날은 자주독립에 대한 우리의 열망을 전 세계인들에게 선포하는 위대한 날이었다. 일제의 감시 속에서 선열들은 그날을 어떻게 준비하고 치러냈을까? 3·1독립운동 준비 과정에서부터 독립 만세 현장까지, 서울 시내 곳곳 만세운동의 현장은 그날의 역사를 생생하게, 그 의미를 웅변하며 있었다.3·1독립운동 불씨 놓은 중앙고 숙직실종로구 계동, 창덕궁 담장을 따라 올라가면 담쟁이덩굴이 어
문학은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데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전몰군경미망인회 은평구지회 회원 18명이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긴 세월을 견뎌낸 생애를 수필과 시로 써내려간 문학집 ‘흰 국화꽃’을 펴냈다. 상실의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글 모음인 셈이다. 지난 3년간 회원들과 함께 수필과 시를 배우고, 원고를 써내려가며 책의 발간까지 이끌어낸 하택례(70) 은평구지회장을 만났다.“혹자는 할머니들, 초보자들이 쓴 글이 얼마나 대단하겠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3년간 생각을 모아내고 글로 다듬는 노력을
‘독립·호국·민주’는 같은 곳을 지향한다. 각각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역사의 부름에 응답한 영웅들은 ‘독립·호국·민주’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나라사랑을 실천했다. 따라서 나라사랑은 시대를 초월해 이 땅을 지키고 일으켜 세운 강력한 동력이며, 이 나라를 하나로 묶어낼 중심이기도 하다. 은 2024년 새 연간기획 ‘독립·호국·민주, 나라사랑 현장을 가다’ 연재를 통해 영웅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민주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우리 민족은 일제 패망 이후 해방의 기쁨을 느낄 겨를
간밤에 내린 눈으로 고요한 전북 군산시보훈회관. 겨울 찬바람을 뚫고 참전용사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따스한 실내에서 정겨운 인사말이 오가는 가운데, 거울 앞에 앉은 어르신의 목에 흰 천을 두르고 머리칼을 다듬는 류성진(52) 원장을 향한 덕담이 이어졌다. 이곳 군산보훈회관에서 10년 넘게 미용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외출준비’ 미용실의 류성진 원장을 만났다.류성진씨는 군산시 문화동에서 28년째 미용실을 운영하며 다양한 미용봉사를 하던 중 10여 년 전부터는 보훈회관과 인연이 닿아 한 달에 한 두 번씩 휴무일을 이용해 출장 미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의 한 가운데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 성신여대 서양화과 학생들이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들고 행사장에 들어섰다. 마이 히어로즈(MY HEROS)라는 이름 아래 신구세대가 새로운 인연을 맺은 ‘초상화 그리기’ 프로젝트가 마무리돼 전달식이 열리는 자리이다.지난달 20일 전국에 큰 눈이 내리고 있는 가운데 개최된 마이 히어로즈 초상화 전달식은 지난해 초 경기남부보훈지청과 성신여대가 6·25참전유공자의 헌신을 알리고,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으며 시작됐다.성신여대 서양화과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6·2
⑩ 정전 및 한미동맹 70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과제 (끝)정전협정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게재된 연간 기획 시리즈 ‘튼튼한 안보, 평화와 미래를 위한 전진’이 독자들의 성원 속에 이번 호로 끝을 맺는다. 10회에 걸친 시리즈를 통해 긴박했던 6·25전쟁의 결정적 장면을 되짚어보는 한편, 전쟁을 통해 맺어진 한미간의 혈맹 관계가 이제는 글로벌 전략적 동맹 관계로 성숙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리즈를 정리하며 정전 및 한미동맹 70년의 역사적 의미와 남겨진 과제를 살펴본다.6·25전쟁과 정전협정2023년은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
지난 10월 27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하고 국가보훈부가 후원한 ‘정전협정·한미동맹 70주년 : 회고와 전망’ 세미나가 열렸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시각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바라본 김학준 인천대학교 이사장의 기조강연을 요약한다.일제의 강점 아래 놓여 있었던 우리 민족은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패망과 더불어 해방되면서 동시에 분단됐다. 당시 진행되던 미·소냉전에 남북 대결이 겹치면서 남에서는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세워지고 북에서는 1948년 9월 9일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세워졌다.북한의 김일성은
“벨기에 사람들에게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입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벨기에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코로나 때는 마스크까지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이런 나라 없습니다. 이번에 아버지를 한국에 모시면서 아버지의 헌신과 희생을 한국 사람들이 너무나 깊이 기억해 주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지난 2월 4일 레옹 보스케 참전용사가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후,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허락받기까지 거쳐야 할 많은 절차들이 있었다. 그러나 다니엘 은 부친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벨기에와 한국을
1950년부터 1953년까지 3년에 걸친 6·25전쟁으로 국가 기반 시설이 초토화됐던 대한민국은 2023년 현재, 지원을 받던 나라에서 지원하는 나라가 된 유일한 국가, 자생적 민주화에 성공한 민주주의와 인권 지수 상위국, 성공적인 산업화로 G10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이는 1953년 체결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발전의 주춧돌이었다. 70년 전 한반도에서의 전쟁 재발 방지 차원에서 맺은 군사안보동맹 관계가 2023년 현재 경제·사회, 문화·기술,
지난달 25~29일 대전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대전 학교예술교육박람회. 초·중·고등학생 1만여 명이 참여하고, 500여 개의 학교별 작품부스전이 펼쳐진 이번 박람회에서 보훈캐릭터 ‘보보’를 활용한 보훈디자인 용품을 선보인 전시 부스 ‘보훈 잇템! 보훈에 감성을 담다’가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지도하고 함께 만들어간 정희석(54), 성기혁(52) 교사를 만났다.이번 프로젝트에 대전예술고등학교와 대전신일여자고등학교의 학생 10명이 참여했다. 대전예술고 미술부장 정희석 교사와 대전신일여고의 문화콘텐츠부장
2023년은 6·25전쟁 정전 70주년인 동시에 한미동맹이 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한미동맹은 지난 70년 동안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지켜왔을 뿐 아니라 한국의 경제·사회·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은 군사·안보동맹에서 시작한 한미동맹이 국제질서의 변화와 도전을 극복하며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온 지난 역사를 짚어보며 앞으로의 미래를 전망한다.70년 전 한국이 한미동맹 체결을 제안했을 때 미국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이승만 대통
지난달 9일(현지시간)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2023 인빅터스 게임의 막이 올랐다. 전 세계 22개국 500여 명의 선수들을 비롯해 수많은 관객이 모인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르 슈피엘 아레나의 열기가 고조되며 대회의 참가자들의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 대회를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해온 홍미향, 김인희, 이은주, 신법기 선수를 출국전 만났다.인빅터스(Invictus)는 라틴어로 ‘정복당하지 않는’ ‘불패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출국을 앞둔 네 선수는 기대와 설렘, 약간의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나타났다.“열심히 준비한
장진호 전투는 미 해병 제1사단이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2주일 동안 함경남도 장진군 지역에서 치른 철수작전이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이후 파죽지세로 북진하며 승리를 목전에 둔 유엔군은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적의 강력한 반격에 직면했다. 산악지대로 은밀히 침투한 중공군의 매복이었다. 미 해병 제1사단은 살인적인 추위 속에서 중공군 7개 사단이 겹겹이 펼쳐놓은 포위망을 뚫고 철수에 성공했다. 작전 성공으로 중공군의 함흥지역 진출이 2주일이나 지연돼 동북 지방으로 진격했던 국군과 유엔군 부대들이 흥남으로 집결
증조부는 독립유공자, 할아버지는 6·25참전유공자, 아버지는 월남전참전유공자이자 소방관. 3대가 국가유공자 가문이자 그런 가문 뜻을 이어 소방관으로 4대째 ‘공익 우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보훈명문가’ 공병삼(49) 소방위를 만났다. 지난달 1일 공병삼 소방위는 병마와 싸우는 백혈병어린이들을 위해 헌혈증 119장을 기부하고, 평생 매일 119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해 화제가 됐다.경기 부천소방서 공병삼 소방위는 독립유공자 고 공칠보 의사의 증손자이자, 6·25참전유공자이자 전상 국가유공자인 고 공진택 씨의 손자이자, 월남전참전유공
일제강점기 조국독립을 위해 일신의 안락과 평안을 거부하고 치열하게 투쟁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는 이 땅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은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간직한 중국의 보훈사적지를 현장 취재했다. 이번 기획에서 국외 독립운동의 최전선기지였던 중국 동북지역에서의 독립운동 역사를 안중근 의사, 윤동주 시인, 간도와 일제의 만행을 집중 취재했다.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그리고 여순에서의 최후한여름에 들어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안중근 의사의 애국혼이 서린 곳이다. 거사를 앞둔 안
연보라빛 무궁화가 곱게 피어난 한여름의 국립대전현충원.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묘역정화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정성스럽다. 지난 2011년부터 국립대전현충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묘역정화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대전 유산회 이범진 회장(73)을 만났다.“봉사는 시간이 많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 하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으로 하는 것이죠. 정화활동으로 깨끗해진 묘역을 바라보면 여기 잠든 전우들도 평안히 쉬는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낍니다.”이범진 회장은 청룡부대 소속으로 파병돼 최전선에서 싸웠던 월남전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시작한 6·25전쟁. 전쟁 초기 대한민국은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으나 유엔군의 참전과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반전시켜 38선을 넘어 압록강까지 북진했다. 그러나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서울을 내주고 한강 이남으로 후퇴한 유엔군은 재반전에 성공했고 이후 휴전 협상이 시작되면서 전쟁은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하룻밤에도 수차례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는 고지 쟁탈전이 시작된 것이다. 여러 고지전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백마고지 전투이다.백마고지 전투는 국군 제9사단이 1952년 10월 6일부
부산 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수영역 문화매개공간 쌈 갤러리에서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제목부터 부산 내음 물씬 풍기는 ‘이런다고 누가 알아주는교’라는 전시의 사진 속 주인공들은 모두 6·25참전용사다. 사진전의 기획, 촬영, 인화까지 모든 과정을 정성어린 손길로 만든 박희진(59) 부산보건대 교수를 만났다.“3년 전 부산역 대합실에서 새벽기차를 기다리는 한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가슴에 단 훈장에 대해 여쭤보니 6·25참전유공자라고 알려주셨죠. 세월이 오래 흘러 금박이 벗겨진 훈장과 아흔에 가까운 연세에도 정정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