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디디는 곳 어디든 그곳은 길이다. 그 길을 사박사박 걷다보면 산책도 되고, 여행도 되고 마중도 되고 기다림도 된다. 먼지가 풀풀 나는 흙 길은 아스팔트로 바뀌었지만, 정갈히 다져놓은 길에서도 갖가지 생명이 솟아 올라오던 그 흙 길이 그리워진다. 길을 찾는 것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걸으면서 삶에 한줄기 색바람(이른 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싶은 그 마음은 모두가 같을 듯하다. 대전 대청호 오백리길 마음에 환기가 필요해 걷고 싶을 때에는 가벼운 운동화에 편한 복장으로 나서 아무 방향으로든 걷기만 하면 도보여행이
어른과 아이는 길을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야 할’ 길이 있다. 이 날카로운 겨울에 그들은 자기들의 몸과 짐을 정해진 곳에 어서 빨리 배달해야 한다. 거기에 닿기도 전에 길이 다시 눈에 덮일지도 모른다. 지금 아낙이 친척 어른의 회갑 잔치에 한 양동이 술을 이고 가고 있다고 해도, 어떤 흥겨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들의 발걸음은 노동이다. 기쁨도, 슬픔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포부도, 적막한 겨울 풍경에 대한 어떤 방식의 명상도, 뺨에 부딪는 차가운 눈의 감촉도 저 목적에 대한 집념을 끝내 이길 수는 없다.
가을 감이 제철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폭넓게 재배되고 있는 감은 옛날부터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감은 위장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감이 장 기능을 튼튼히 하지만 굳은 대변을 보거나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좋지 않고 감에 들어있는 타닌 성분은 철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철 결핍성 빈혈환자는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또한 잘 익지 않은 떫은 감은 소화효소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좋지 않은 분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모과는 기침을 가라앉히
3·1운동의 고장 천안 아우내 장터가 내려다보이는 흑성산 위로 깨끗한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걸려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하늘과 산, 그리고 들판을 내달아 자리 잡은 독립과 호국의 상징, 독립기념관. 어려운 시절임에도 독립과 광복의 뜻을 되새기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민 모두의 뜻을 모은 독립기념관이 이제 30년의 역사를 쌓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충시설의 하나가 됐다.국민의 염원으로 개관한 독립기념관은 지난 30년간 우리 민족의 혼이 숨 쉬는 곳, 독립을 향한 열정과 투쟁의 역사와 미래를 향한 희망이 살아있는 공
더 커다란 세상과 자연한반도 중앙의 어머니 같은 품지리산에 안개 같은 비가 내린다산은 그렇게안개처럼 산을 찾은 이들을 받아 안는다 높지만 끝없이 높지만많은 언덕들이 이어진 정상 그 능선을 따라 걸으면저 멀리 켜켜이 나를 지켜선 희미한 산들이 보이고그 너머로 쉼 없이 이 땅을 적시는 물빛 고운 섬진강이 다가온다 오늘 지리산을 찾은 마음들에서더 커다란 세상과 자연이 열린다
햇빛에 지친 사람들의 쉴 자리 돼 주던 포근한 여름밤은 이제 가을의 길목에서 알맞게 물러나야 할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래서 춤은 순리대로 계절을 불러오려는 의식이다. 혹여 더운 계절이 더 머무를까, 추운 계절이 당겨 돌아올까 우리네 이웃의 안위를 걱정하며 모든 것을 자연의 질서대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염원이다. 머리칼을 스치는 습한 바람 속에 한 줄기 서늘한 공기가 섞인 것이 느껴진다면 춤의 세계로 빠져들기 딱 좋은 순간이다. 련 : 다시 피는 꽃 (정동극장 서울, 4.6~10.29) ‘련: 다시 피는 꽃’은 우리 전통 한국무용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놓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남을 돕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들.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일상의 풍경이다.흔히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한다. 내가 가진 것이 풍족해야 남에게도 베풀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전 세계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지금. 내 이익이 아닌 타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잠은 우리가 생기 있는 내일을 위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잘 먹어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방전된 휴대폰처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금방 지치고 힘들어집니다.잠을 잘 때 엎드려 자면 허리에 부담이 되고 체내 장기가 압박을 받으므로 매우 좋지 않습니다. 천장을 향해 반듯하게 눕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습니다. 반듯이 누워 자는 것이 가장 무난하며, 만약 옆으로 자는 것이 더 편하다면 목이 꺾이지 않는 어깨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고 두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워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노화에 따른 변화나 점진적 손상으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고, 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 가장 흔하다.퇴행성관절염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조금 지나면 아프고, 쉬면 좋아지지만 병이 경과하게 되면 쉬어도 통증이 있다. 흔히 ‘비가 오기 전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다’는 우스개소리를 하는데 이는 사실이다. 날이 흐려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강 내 압력이 증가해 신경이 자극받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이제 한바탕의 소나기가 지나가고 나면 8월의 빛나는 하늘이 열린다. 쨍하게 열린 하늘로 방방곡곡은 수확의 내일을 준비한다. 서대문독립공원. 8월을 맞는 공원에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 그리고 우리 민족의 독립과 나라사랑의 열정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독립공원은 우리의 자주와 독립을 향한 고난의 행군과 생명을 건 투쟁의 역사와 그 과정에 희생된 넋들의 유훈이 살아있는 곳이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독립문은 독립공원에서 가장 먼저 ‘후손’을 맞으며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그래서 그 사거리의 길 이름도 독립문사거리.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곧은 소리는 곧은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높이도 폭도 없이떨어진다(김수영 시인의 ‘폭포’ 전문) 곧은 소리로 떨어지는 폭포에 마음을 싣습니다.다시 하늘을 오르는 물길이 보입니다.바른 뜻으로 떨어지고, 오르는 폭포에 오늘 새 마음을 싣습니다.
‘과학’을 떠올리면 우선 복잡한 수학공식과 물리 법칙이 떠오르지만, 최근 재미있는 과학, 생활의 지혜와 활력을 주는 과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모두 과학이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해가 뜨고 지는 것, 우리가 사는 이곳의 온도까지도 모두 과학이다. 뜨거운 여름, 과학의 세계로 성큼 들어서 본다.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유발 하라리 저, 김영사) 국제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신간을 들고 찾아왔다. 지구를 평정하고 신에 도전하는 인간은 어떤 운명을 만들 것인지, 인간의
신을 믿는다면 그것은 내 선택이다. 내면의 자아가 나에게 신을 믿으라고 말하면 나는 믿는다. 내가 신을 믿는 것은 신이 존재한다고 느끼기 때문이고, 신이 있다고 내 가슴이 말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느 날 신이 존재한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그리고 내 가슴이 갑자기 신은 없다고 말하면, 나는 믿기를 그만둘 것이다. 어느 쪽이든 권위의 원천은 나 자신의 감정이다. 그래서 나는 신을 믿는다고 할 때조차 사실은 내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것이다. 호모데우스, 유발 하라리
현대인들이 커피와 함께 즐겨 마시는 녹차에는 여러 가지 좋은 효능이 있습니다. 녹차는 혈압 저하 작용, 항산화 작용, 항암 작용, 콜레스테롤 저하 작용, 각성 작용, 이뇨 작용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장점이 많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녹차도 몸에 맞는 사람이 섭취할 때 장점이 나타나는 것이지 맞지 않는 사람이 오랫동안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더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녹차 많이 마시면 여위게 된다”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혈압 저하 작용’이란 말은 혈압이 낮은 사람에게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의미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돌출되는 질환입니다. 볼이 좁은 신발에 의한 반복적인 외상, 굽이 높은 구두의 착용은 무지에 외측으로 압박을 가하는 원인이 되고 내측 융기를 직접 자극해 통증성 점액낭염이나 신경 자극 증상을 유발합니다.선천적 요인으로 유전적 원인이나 편평족, 관절의 과운동성, 전신적 인대 이완성, 아킬레스건 구축, 쇠약한 내재근 같은 요인이 있으며 여성의 경우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작용해 남성보다 5배 많이 발생합니다. 최근 노년층 환자분들이 많이 늘었는데 그 이유
모든 역사는 사실 전쟁의 역사일지 모른다. 우리의 역사 역시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전쟁의 아픔을 딛고 오늘을 이룩했다. 멀리는 여진족과 돌궐의 침략, 민족 최대의 수난을 두 번씩이나 겪게 했던 일제, 그리고 가장 큰 상처를 남겼던 6·25전쟁까지 지나오며 찬란한 오천년 역사를 지키기 위한 선조들의 희생 위에 우리는 서 있다. 지금 우리들이 대한민국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것은 이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웠던 선조들 덕분이다. 순국선열의 희생을 기억하며 호국보훈의 달 6월,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는
김종성 전 국가보훈처 차장이 지난 5월 세계 역사 속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총정리해 ‘진정한 공인의 길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공인의 품격(유아이북스)’을 출간했다. ‘공인의 품격’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부터 근대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의 역사 속에 나타난 지도자들의 일화를 통해 공인이 가져야 할 품격에 대해 다룬 책이다.책은 1부 ‘존경받는 지도자의 비밀-지도층의 의무’와 2부 ‘무엇이 국가를 유지하는가-시민의 의무’를 통해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지도층의 책임 있는 태도와 행동이 국가의
저마다의 산을 품어 안으며오름, 작은 산제주도 어디서나 문득 나타나는 화산의 흔적온전한 산이지만 주변과 어우러져 군림하지 않는산이다 한때의 그 뜨거움을 안은 채다시 뜨거워질 내일을 품은 채오늘은 사람들을 맞는 산 지금 그가 내준 품으로 사람들이 오른다그렇게 올라 함께 올라 닿는 곳이지평선이고지극한 마음이고더불어 사는 너른 삶터이다 남도의 오름에서저마다 하나씩의 작은 산을 품게 된다우리 모두 사진, 용눈이 오름. 해발 247.8m, 높이 88m, 둘레 2,685m, 면적 40만 4264㎡. 성산 가는 16번 국도 근처에 용의 모습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이 우리를 푸른 바다와 울창한 산으로 불러낸다.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매력 만점이지만 그 둘이 함께 어울린다면 그만한 명품이 또 있을까. 울창한 숲의 기세가 끝날 즈음 만나는 바다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넘실대는 파도로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조금 특별한 곳, 바다가 품고 있는 섬을 찾았다. 바다와 산, 바람과 별 그리고 좋은 사람이 거기에 있다. 더는 외롭지 않은 울릉도 울릉도는 화산섬이다. 울릉도는 화산암으로 형성된 오각형 섬으로 도둑, 공해, 뱀이 없고 물, 미인, 돌, 바람, 향나무가 많다 하여 3무(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사랑의 일종이다. 인간에 대해서 따뜻한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소유하기를 원하며, 언제나 명확한 반응이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랑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사랑은 불행의 원천이 되는 경우가 많다.행복을 가져오는 사랑은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개인들의 특성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랑이며, 만나는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거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아내려고 하는 대신, 그들의 관심과 기쁨의 폭을 넓혀주려고 하는 사랑이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