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김수영 시인의 ‘폭포’ 전문)

 

 

곧은 소리로 떨어지는 폭포에 마음을 싣습니다.

다시 하늘을 오르는 물길이 보입니다.

바른 뜻으로 떨어지고, 오르는 폭포에

오늘 새 마음을 싣습니다.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