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구천동(九千洞)에선 원수(原水)가 흐른다. 원시(原始)의 길이 보인다.
구천동 계곡에선 신라와 백제의 향기가 남아 있다. 절경과 폭포를 이루는 바위의 이끼에서 5,000년 역사의 연면함을 발견한다.
한 여름 아무리 강한 폭염도 구천동에선 맥을 추지 못한다. 그 숲으로 들어오라. 그 숲을 흐르는 계곡의 물길에 손을 담가보라. 귀청을 때리는 폭포의 맹렬함을 느껴보라.
이곳에서 여름은 없다. 구천동을 들어서 만나는 서늘한 기운은 찾는 이를 몇 백년 전 어느 즈음으로 데려가는 듯하다.
이 푸른 나무와 끊이지 않는 폭포, 그리고 이끼 낀 바위들과 제각기 자리 잡은 풀잎 하나로 이 여름을 이겨낼 수 있다.

■무주 구천동…
전북 무주군 설천면과 무풍면을 가로막은 암벽을 뚫어 만든 동문(洞門)인 나제통문(羅濟通門)에서 덕유산 국립공원의 중턱 아래 위치한 백련사까지 이르는 28㎞의 계곡이다.
맑은 물과 절묘한 기암, 천고의 수림 등이 어울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독특한 풍치를 자아내는 제1경인 나제통문을 비롯한 33경(景)이 계곡을 따라 이어져있다. 사진은 28경 구천폭포.

 

<지역현충시설>
구천동수호비, 6·25참전기념비

▲ 6·25참전기념비
▲ 구천동수호비
구천동 계곡을 오르다 보면 ‘구천동수호비’를 만날 수 있다.
6·25당시 아군이 낙동강까지 후퇴한 후 다시 반격을 시작하자 유엔군의 인천상류작전으로 퇴로가 막혀 후퇴하지 못한 패잔병이 구천동을 찾아들었다. 이들을 토벌하고 구천동을 되찾는 과정에서 많은 지역대원들이 전사했다.
구천동수호동지회는 자손이나 가족도 없이, 분묘도 없이 구천을 떠도는 이들 영혼을 편히 잠들게 하기 위해 비를 세워 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있다.
무주읍 지남공원에는 ‘6·25참전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무주군지회가 관리하는 이 비는 강원지구 백마고지, 351고지, 노루고지 등 적과 치열한 혈전의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휴전선을 남긴채 무주의 품으로 돌아온 참전유공자들의 이름을 올려 역사적 산물로 삼기위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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