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며칠 전 북한에서는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치러졌다. 우리의 지방의회선거 격이다. 여전히 99.97%의 투표율에 100% 찬성률을 기록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있는 지방선거여선지 북한은 물론 외부의 관심도 뜨거웠다. 95세 고령의 김일성동생 김영주도 다리를 절며 북한TV에 등장했고, 선거 전에 소집된 43차 대사회의 때는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 매제 김광섭도 김정은과의 기념사진 촬영 때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됐다. 김씨 가문의 웃어른들이 모두 들러리로 등장해 김정은의 3대 세습, 할아버지 연기에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겉보기는 화려하고 친밀해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고모 김경희의 피와 희생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김씨 가문에 충성해오던 북한 군부 2인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에 대한 잔혹한 4신 기관총 처형으로 얼룩져있다.
 
김정은은 집권 4년차에 인민무력부장을 6번이나 갈아치웠다. 그리고 군부의 40%, 당 권력의 20~30%를 물갈이했다. 자기 삼촌벌인 장성택,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도 총칼로 짓뭉개야 하는 김정은 정권이 과연 얼마나 견고하고 안정적이겠는가?
 
이렇게 불안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한 김정은의 손에는 핵개발 프로그램도 들려져있다. 이란과의 최근 핵 협상 타결로 북한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유일한 정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SLBM 사출시험 직접 지휘
 
김정은은 최근 핵 위협을 극대화하고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도 직접 지휘했다. 북한은 한 치 한 치 핵무장, 무기화로 접근하고 있다. 사출시험 성공여부를 떠나 이는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 북핵 위험 대비에 결정적 구멍을 내고 위협을 가중시키려는 도발임이 분명하다.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이렇듯 위험하고 불안정한 정권이 한 손에는 핵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가차 없는 처형으로 공포정치를 극대화하는 동안 통일을 주도하고 한반도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남쪽에서는 안보불감증과 안보무관심이 도를 넘고 있다.
 
국가안보의 최첨병인 국가정보원 직원이 내국인 해킹 의혹이라는 진실공방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살을 선택하기까지 이르렀다. 참으로 안타까운 희생이다. 소중한 안보역량이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은 물론 끈질기게 시도되고 있는 사이버공격, 테러위협, 메르스 등 갖은 안보위협에 온전히 대응하기보다는 온갖 국내 정치와 여론의 사슬에 묶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여념이 없다.
 
데일리 한국이 올해 5월에 실시한 통일 관련 국민 여론조사에서 ‘굳이 통일 할 필요가 없다’고 한 답이 20대에서 31.7%가 나왔다. 물론 통일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전체적으로 82.4%이지만, 나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새 세대들 속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통일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 동안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세계인이 모두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기적을 일궈냈다.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해 어느덧 수출규모 세계 7위 국가가 됐다. 또한 국제정치, 외교무대에 중심국가로 우뚝 서 G20정상회담도 개최했다. FTA로 경제영토는 세계 3위권으로 도약했으며, 원조 받던 나라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지금은 원전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 6번째라고 한다. 세계 유수의 신용평가회사는 대한민국을 경제위기를 이겨낼 7개 국가 중에서 일본을 넘어 으뜸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바른 통일 빠른 통일 위해 힘 결집
 
대한민국은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한해에 1,000만 명 찾아오는 나라가 됐다. 이것이 한 때 필리핀보다 더 낮은 국민소득, 세계 최빈국으로 평가받던 상황을 이겨내고 세계 15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반면 북한은 세계 유일의 3대 세습권력으로 세계의 지탄을 받는 나라이다. 그리고 국민소득도 최하위이다. 인권지수도 최악이다. 인공위성에서 밤에 찍은 한반도 사진을 보면 북과 남은 그야말로 흑과 백이다. 2012년 기준으로 북한의 전력생산량이 190억kw이기 때문에 5000억kw를 생산하는 한국의 5%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십, 수백만 국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고 경제가 만신창이 됐음에도 김정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원을 소수의 상류층만 즐길 수 있는 스키장건설, 위락시설 건설에 탕진하고 있다. 또한 며칠이 멀다하고 자기 주변의 간부들을 잔혹하게 처형하고 있다. 심지어 전 세계가 소멸시켜 버려야 할 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동의 이슬람국가(IS)를 뺨치는 잔인함마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북한정권을 극복하고 진정한 광복의 완성인 통일을 이끌어가야 할 동력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바른 통일, 빠른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한 대한민국의 주체적 역량이 강화되고, 힘을 모으고, 그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의 핵 위협과 안보위협을 극복하는 한편, 경제·안보·인권 통일 등 모든 면에서 그들을 크게 앞서야 한다는 인식을 바로 가져야 한다.
 
지금은 튼튼한 안보의식에 근거해 전체 국민이 호국정신을 최대한 발휘할 때다. 그래야 준비하는 통일을 넘어 통일을 적극 추진하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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