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덕 한성대학교국방과학대학원 교수
“갑자기 닥쳐온 통일은 동독사람들을 당황스럽고 힘들게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건 우리에게 위대한 축복이었습니다.”

2005년 동독지역 독일군 공보학교를 방문했을 때 구동독 외무성 차관이 필자에게 한 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2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독일은 세계 최고의 문명부국이 되었다. 이 쯤 되면 독일국민에 있어 통일은 분명 축복이고 대박 사건임에 틀림없다.

‘통일대박론’을 역설하며 국민에게 통일의 희망과 그 정당성을 강조해 온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통일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 여러분의 하나 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9일에 있었던 외교안보통일보훈분야 업무보고의 3대 키워드는 안보와 통일, 그리고 명예로운 보훈과 애국심이었다. 이 중 국가보훈처가 금년에 채택한 국정비전은 ‘명예로운 보훈’이다. ‘명예로운 보훈’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훈을 세운 사람들이 자신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명예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그리고 일반 국민들이 이분들의 애국심과 용기 있는 행동을 존경하고 계승하려는 마음상태이다.

보훈정신이 충만하면 불행한 역사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어떤 위기에도 굳게 뭉쳐 국난을 극복할 수 있다. 특히 보훈정신이 투철한 국민은 국가공동체의 어려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피와 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상태를 강한 나라, 용기 있는 국민이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보훈정신으로 강한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 온 국가보훈처가 올해 제시한 애국심 함양, 국가유공자의 예우 강화, 나라사랑 교육을 통한 애국심 강화, 정부와 국민이 함께하는 분단 극복 캠페인 전개 등 4가지 국정방향을 설정한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안보·통일 국가전략에 적극 부응

이 네 가지 국정방향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세워지고 지켜져 왔는지,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대한민국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의 대남전략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통일은 왜 대박인지 등을 적극 알려 보훈정신과 애국정신이 국가 대전략인 평화통일과 튼튼한 안보를 실현하는 데 직접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것은 소극적인 보훈업무가 아니라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이라는 국가전략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평가된다. 그래서 국가보훈처가 금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다채로운 사업추진이 더욱 기대된다.

특히 국가유공자 예우를 강화하고 유엔참전국과의 보훈외교 확대, 6·25 전사자 발굴, 한미동맹의 중요성 홍보, 유엔군 참전 기념시설 건립 등의 다양한 사업과, 국민과 함께하는 분단 극복 캠페인 전개와 나라사랑교육을 통해 애국심을 함양해 나가겠다는 점이 돋보인다.

미국, 최고 애국심 최강 국가 근거

애국심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국민 모두가 가져야 하는 불변의 가치이다. 애국심은 사심 없이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고 봉사하는 숭고한 마음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유공자는 애국심의 표상이며 영혼이다. 이분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 모든 국민들이 당연히 본받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고귀한 정신유산인 것이다.

이것 말고도 지금 대한민국에 애국심이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이유가 또 있다. 그것은 안보와 통일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의 안보와 통일은 여전히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가득하다. 낡은 이념을 가진 비이성적이며 폭력적인 북한체제의 행태는 언제,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다.

여기에다 갈등과 대립, 분열과 반목, 이기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비애국적인 모습들은 강한 애국심으로 하나가 되어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데 있어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바라는 어떤 평화통일이나 튼튼한 안보는 기대할 수 없다. 애국심은 안보와 통일을 이끌고 밀어주면서 어떤 어려움에서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전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추진체이다.

애국심 측면에서 미국 국민의 위대성은 돋보인다. 미국은 세계경찰을 자처하며 수많은 전쟁에 뛰어들어 엄청난 인명피해를 초래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민을 최고의 상태로 존경하고, 국가가 그들을 완전하게 책임진다는 의무감을 가지며, 국가유공자들의 애국심을 칭송하고 그 정신과 행동을 자신의 정신과 가치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유지하는 데 힘썼다.

그 결과 수많은 미군들이 전쟁터에서 희생되어 자식을 잃었지만, 나라를 원망하지 않고 또 다른 아들들을 전쟁터로 보냈다. 이처럼 투철한 애국심이 있었기에 오늘날 미국은 세계 최강의 나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 법에 의해 학교 등에서 인성교육이 의무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지만 여기에는 애국심 교육이 빠져 있어 걱정이다. 따라서 이 공백을 국가보훈처에서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명예로운 보훈과 나라사랑교육에 매진해 온 국가보훈처가 금년에도 한 차원 높은 명예로운 보훈정책 추진으로 애국심 하나로 우리 국민의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고, 하나 된 애국심이 튼튼한 안보와 분단을 극복하며, 나아가 평화통일의 기반구축으로 승화되기를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65만 국가유공자와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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