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
국가보훈처는 금년 내내 ‘애국심 함양으로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기여하는 명예로운 보훈’이라는 비전과 목표 실현을 위해 ① 국가유공자를 명예롭게 하기 위한 정부주도 국가유공자 발굴 및 공훈선양, 국가유공자의 안정적 노후보장, ② 유엔참전용사를 위한 ‘유엔군 참전의 날’ 정부기념일 행사, 공훈선양 및 교류협력, ③ 제대군인 일자리 확보를 위한 부처협업 강화와 제대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④ 국민을 호국정신으로 하나 되게 하기 위한 범정부적 나라사랑 교육 추진과 국가상징을 통한 애국심 함양에 역점을 두고 힘껏 달려왔다.

이 가운데 다른 세 가지의 정책과는 달리 국가보훈의 대외정책에 속한다. 그러다보니 흔히 ‘보훈외교’라고 지칭되는 영역이다.

보훈외교는 그 대상이 정부가 주체가 되는 국가 대 국가 개념의 전통적인 외교와는 달리 외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영역에 속한다. 공공외교란 정부 간 소통과 협상 과정을 일컫는 전통적 의미의 외교와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문화 · 예술, 원조, 지식, 언어, 미디어, 홍보 등 다양한 소프트파워 기재를 활용하여 외국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 그들의 마음을 사고, 감동을 주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 참전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훈외교는 해당 국가의 국민의 마음을 얻음으로써 혈맹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훌륭한 외교자산이라는 점에서 안보 불안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로서는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유엔참전국들에 대해 보훈외교를 잘 수행한다면, 이들 참전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게 될 것이고 이는 참전국과의 상호 협력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유엔군 참전의 날’ 정부기념식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국가보훈처는 1979년부터 지금까지 유엔참전국 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발·시행해 오고 있으며, 특히 금년 들어서는 제대군인국 안에 국제보훈팀을 설치하여 보훈외교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이를 위해 첫째, 6·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 행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유엔군 참전과 정전협정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원동력이었다는 점에서 지난해 7월 27일 정전협정일을 정부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제정·공포하고, 당일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의 날’을 선포하였으며, 올해에는 이 날을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위한 정전협정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알리는 7·27 정부기념식으로 정착시켰다.

둘째,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보은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 행사는 대한민국의 영토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유엔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초청하여 감사를 표명하는 데 있다.

금년의 경우는 5회에 걸쳐 500명을 초청하기로 하였으며,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 고령과 건강 문제로 한국 방문이 어려운 유엔참전용사를 위해서는 참전국 현지 해외 공관장 주관으로 초청행사를 진행하며 여기에는 정부대표단이 참석한다.

셋째,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에 대한 공훈선양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엔참전국의 활약상을 정리하여 대내외에 홍보하기 위해 참전사를 발간하는 한편, 유엔참전용사 공적을 적극 발굴하고 포상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넷째, 참전으로 맺어진 참전국과의 우호관계를 미래세대로 계승하고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6~7월에 2회에 걸쳐 유엔참전용사 후손과 국내 대학생이 함께 하는 6박 7일 간의 ‘청소년 평화캠프’를 실시하였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에티오피아, 태국, 콜롬비아, 필리핀 등 저소득 4개국 참전국 후손에게 기초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참전자 후손 1,000명에게 매월 3만원씩 지급하는 한편, 한국외국어대학교와 협약을 체결해 23명의 참전용사 후손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면제하고 월 30만원의 학습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유엔참전용사 미래세대와의 연계 구축을 위하여 참전활동 정리, 스토리 수집, 디지털화 작업 등을 통해 참전 기록을 영구히 보존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참전국과 네트워크 구축·강화

다섯째, 유엔참전국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보훈선진국 및 유엔참전국과의 보훈정책 교류 및 홍보 강화로 지속적인 보훈 분야 국제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으로서 주한 참전국 대사관 국제보훈 협력사업 설명회, 참전국 현지 부임 대사 및 무관 대상 국제보훈사업 설명회, 각국 보훈제도 비교분석 및 보훈정책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보훈워크숍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오늘날의 국력은 흔히 스마트파워로 표현된다. 이는 국방력·경제력 등 강압적인 힘을 가진 물리력을 의미하는 하드파워와 정신력, 문화력 등 상대방을 자발적으로 이끄는 힘을 가진 소프트파워를 합한 ‘국력’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공공외교는 문화·예술, 스포츠, 가치관과 같은 무형의 자산이 지닌 매력을 통해 상대국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프트파워를 추구하는 개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훈외교는 상대방 국민의 마음을 사는 외교형태라는 점에서 마땅히 귀중한 소프트파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진정한 국력, 즉 스마트파워 강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훌륭한 외교자산인 것이다.

 

◆ 최근 신문 PDF보기 ◆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