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을 이어온 누각과 다리와 그 사이를 돌아 흐르는 물.세월이 흐르듯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그 인연을 지켜보듯 흔들리지 않고 선 건축물들이 더 없이 편안하다.

광한루원.

광한루와 연못, 나란히 선 정자들, 그리고 길과 숲으로 구성된 우리의 오랜 명승지.춘향전의 춘향과 이도령 이야기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어쩌면 춘향전이 이 명승과 그 역사와 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이 담은 삶의 이야기들에 너무 강한 덧칠을 했는지도 모른다.

광한루에는 그 소설의 이야기보다 한반도 내륙 남원과 지리산 둘레에 함께 사는 ‘삶’들의 더욱 질박한 모습이 숨어있다.

600년 전 이곳을 거닐었던 이들과 오늘 이곳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그리 멀지 않으리라.

동시대의 만남과 헤어짐, 긴 역사를 사이에 둔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 광한루원은 우리 삶의 유장(悠長)함과 지금 삶의 엄숙함을 보여준다.

다시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과 숲에서, 오작교 흐르는 수면에서, 희망의 사연들이 비쳐 오른다.


광한루원은…
세종원년 1419년 황희정승에 의해 광통루가 건립됐다. 세종26년 정인지에 의해 광한루로 개칭됐으며 선조30년 1597년 정유재란 때 전소됐으나 인조4년 1626년에 복원돼 오늘에 이른다. 1983년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다시 2008년 명승 33호(광한루원)로 지정됐다. 광한루 동서 양편은 은하수로 상징되는 호수, 그 사이를 잇는 오작교가 눈에 들어온다. 못 안의 삼신도(방장섬 봉래섬 영주섬)에는 대나무와 백일홍 연정(蓮亭)이 각각의 섬을 대표한다.


<지역현충시설> 6·25참전유공자기념비·항일운동기념탑

‘겨레정신 줄기찬/ 우리 고장 남원은/ 나라가 어려울 때/ 그 빛 더욱 빛났거니/ 앞장서/ 한생을 불사른/ 선열의 넋 여기 뫼셨다// 한 몸 한 집안 잊고/ 오직 나라에 바친 넋이여/ 겨레 위한 넋이여/ 남원을 빛낸 넋이여/ 죽음을/ 삶의 표상으로 드리운/ 우리 선열의 넋이여// 나라와 겨레 고향이란 말/ 이 세상 어어지는 한/ 선열의 꽃다운 넋은/ 해와 달로 빛나리라/ 오느 뉘/ 이 탑 앞에서/ 옷깃 이미지 않겠는가’

남원6·25참전유공자기념비에 실린 내용이다. 이 지역 참전유공자들의 공훈을 기린 시설물. 기념비 양쪽에는 용감하게 전투에 임했던 용사들이 전투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지역의 참전자들 명단을 새긴 석판을 따로 설치해두고 있다.

전북 남원시 동충동, 남원교육문화회관 옆에 자리잡은 남원항일운동기념탑은 고려말의 황산대첩,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을 지킨 충절을 이어 1919년 3·1운동으로 계속된 항일운동을 기리는 시설이다.

이 기념탑은 1919년 4월 4일 남원 장날 수 천명이 운집해 외친 독립만세의 함성과 독립의 의지를 담았다.

대한국민회, 조선독립대동단, 신간회 등을 중심으로 투쟁을 계속한 지역 우국열사들의 조국광복과 민족의 자존을 위한 분투들이 생생하게 들릴 듯하다. 교육문화회관 옆에 세운 것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그날의 함성과 자긍심을 교육하기 위한 뜻이다.

▲ 남원항일운동기념탑.
▲ 남원6·25참전유공자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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