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대나무숲이다.

숲은 끝없이 솟아오르는 대나무의 힘찬 행진이다.

그 곁을 돌아 지나며 서걱이는 바람으로 속세의 먼지를 떨어내는 곳, 그곳에서 소쇄원을 만날 수 있다. 가족, 친구, 아이들은 적막을 깨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대나무와 함께 자연의 일부가 된다.

그 다음에 조용히 드러내는 정원의 자태는 오랜 시간 풍상을 견뎌내며 숲속에서 다시 숲이된 형국이다.

앞의 광풍각 뒤에서 짝을 이루는 제월당. 작은 연못과 흐르는 물. 나무 하나, 돌 하나까지 이들이 선 자리에선 성역(聖域)이고 선계(仙界)인 듯 느껴진다.

광풍각과 제월당은 “가슴에 품은 뜻의 맑음이 마치 비가 갠 뒤에 해가 뜨면서 부는 바람(光風)과도 같고,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빛(霽月)과도 같다”는 송나라 명필 황정견이 주무숙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이름에서는 정자를 세운이와 이름 지은이의 깊은 의지가 읽히기도 한다. 그래서 소쇄원을 찾으며 우리는 새삼 맑은 가슴, 상쾌한 뜻의 기운을 생각하게 된다.

다시 대나무를 돌아 나오며 만나는 이웃의 얼굴에서 땅을 넘어선 진정한 선계를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 선계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모두 담아낼 수 있을까.
▲ 담양읍 인근에 위치한 죽녹원에서는 대나무의 ‘기상’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지역현충시설> 담양 현충탑

 
전남 담양군 담양읍 관어공원. 담양읍 전경을 내려다보며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한눈에 보이는 관어공원 한 켠에 단양군 현충탑이 세워져 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키 위해 세워진 현충탑은 1992년 6월 6일 현충일에 제막식을 가졌다. 6·25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산화한 730위의 영령과 보훈대상자 중 사망한 315위의 영령은 충혼당에 위폐를 봉안하고 있다.

현충탑은 21미터의 높이로 연립·구성돼 담양군 12개 읍면의 총화와 약동, 그리고 21세기를 향한 담양을 조망하고 있으며, 상단부는 비천하는 여신상을 통해 선열들의 명복과 후손들의 번영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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