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전비 제막식에서 참전용사들과 주요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경기도 파주 적성면, 임진강 아래 설마리 전투현장. 봄 신록이 오르는 산하에 63년 전의 전투를 기리며 영국군 참전용사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2014년 첫 유엔군 재방한사업으로 입국한 이들은 기념공원의 참전비 앞에서 묵념을 하고 먼저 산화한 전우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기념비는 ‘당신의 헌신을 영원히 기립니다’라는 명비와 함께, 희생자 명단을 받침으로 옅은 음각으로 새긴 당시 전투상황이 둘러져 있다.

제막식에서 등장한 영국군 참전기념비는 커다란 베레모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치열했던 전투 현장과 희생자들의 공헌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중공군 3만여 명의 남하를 저지해 아군의 철수시간을 벌어 전력을 지키고 이후 반격의 실마리를 확보한 설마리 전투.

이 전투의 주체는 영국군 제29여단 글로스터 대대로 750명의 병력 중 무려 622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준공식과 추모식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과거를 떠올리던 참전용사들은 식이 끝나자 참전비를 둘러보며 옛 전우를 떠올리다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노병들은 이렇게 60년 세월을 건너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우여 우리가 왔다네. 이렇게, 이 좋은 산하에, 우리가 함께 지킨 이 땅에 다시 찾아왔다네. 여기 함께 우리 살아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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