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남녘 곳곳을 어머니 품처럼 안아 흐르는 섬진강. 지금 그 강가를 휘도는 봄볕이 꽃바람으로 날린다.

언제 매서운 칼바람 불었더냐.

언제 웅크린 아이들의 어깨 너머로 얼어붙은 하늘 있었더냐.


다시 찾아온 이 화사한 봄날, 눈 녹은 그 자리 온천지 꽃이다.

이 봄 섬진강은 추웠던, 시렸던 겨울 씻어내고 푸릇푸릇 온기가 돈다.

바람은 색깔이 다르다. 강물은 함께 하는 속삭임이 다르다. 강가 언덕마다 흐드러진 매화 덕분이다.

강가로 이어진 꽃길은 끝이 없다. 언덕 위로 이어진 꽃길은 훌쩍 언덕을 넘어간다. 바람 불어 꽃잎 흔들리면 세상도 함께 흔들린다.

바람 불어 꽃잎 지면 우리 마음이 두둥실 떠오른다. 봄 찾아 나선 상춘객 함께 꽃이 되는 오늘이다.

세상 첫 울음의 기운을 간직한 대지. 세상 첫 폭발의 가슴을 안은 공간. 거기에 기댄 돌, 나무, 풀, 꽃, 그리고 사람들.

이 봄, 남녘에선 조용한 아우성이 펼쳐진다. 
 

 

<지역현충시절> 광양 참전유공자기념비

6·25전쟁 참전유공자들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가 광양시 광양읍 목성리 유당공원에 세워졌다.

기념비는 이렇게 노래한다.

“여기/ 순결한 꽃봉오리 바쳐/ 이 땅과 온 겨레 지킨 애국혼/ 일 천 수 백 명/ 그 이름 하나하나로 우뚝 쌓은 자유 평화//…// 쓰라린 역사의 눈물이/ 영롱하게 물들어/ 임의 뜻 더욱 빛나리/ 오늘은 희망찬 광양에서/ 내일은 통일된 한반도에서/ 겨레와 더불어 영원하리”

2005년 새로 세워진 기념비는 지역의 1,500여 용사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어 지역주민들의 감사의 마음을 새겼다.

1528년 당시 광양현감 박세후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세운 유서 깊은 숲 유당공원. 기념비는 이곳의 천연기념물 이팝나무와 버드나무숲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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