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4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천안함 피격사건은 아직도 생생하다.

암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3월의 차가운 초봄 바다. 4년전 백령도 해상에서 갑작스런 포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46명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고,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극한의 환경에서도 아랑곳 않고 수색작업에 임했던 고 한주호 준위도 결국 그들의 곁으로 떠났다.

우리는 천안함 피격사건이 그 동안 북한이 해왔던 수많은 도발 중 하나라는 기록으로만 남겨 두고,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만이 남아있는 안보불감증의 상태로 돌아와 있는 것은 아닐까. 매번 하는 도발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북한은 연평도를 연이어 포격 도발했고 3차 핵실험도 강행했다.

핵실험 이후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고 판문점에서의 대표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김정은은 서해 최전선 군부대를 시찰하는 등 북한 에서는 연일 “조선은 한다면 한다”는 엄포 방송을 내보내면서 당장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긴장감을 조장하기도 했다.

전쟁은 안이한 대처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아무리 군사적 우위, 경제적 우위를 말하며 산술적인 계산에 의해 전쟁이 불가하다고 예측한다고 해도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북이라면.

그런 면에서 나라의 안위를 위한 튼튼한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절대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는 단 1%의 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고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설마’하는 안일한 생각은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가져올 수 있다.

안일한 생각을 갖고 우리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면,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지금 북한주민들에게 갖고 있는 도덕적, 윤리적 의무감마저 사치가 될 수 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통일된 조국, 북한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 그 모든 것이 지금의 튼튼한 안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풍요를 보존하고 후세들이 더 훌륭한 선진 대한민국에서 살게 하려면, 지금 우리 모두가 안보의식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자유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그것을 지키고자하는 피나는 의지와 노력이 있을 때 지켜진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더 이상 이 땅의 무고한 젊은이가 희생되지 않아야 하고, 자식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유족들이 생겨나서는 안 될 일이다.

천안함 용사 4주기를 맞아 다시한번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를 보내드린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안보정신을 가다듬는 것으로 대답해야 한다.

김영도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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