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홍범도 장군 추모식이 끝나고 홍범도 장군 유해가 운구용 차량에 실리고 있다.

# 3인의 대통령 특사

정부는 봉오동·청산리 대첩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을 최대한 정중히 모시기 위해 대통령 특별사절단을 구성했다.

현지에서의 추모식과 유해 인수, 항공 봉송까지 책임질 특사단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단장으로 우원식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조진웅 영화배우가 동행했다.

특사단은 광복절 전날인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공군 특별수송기로 출발했고 7시간여의 비행 끝에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도착, 장군 묘역에서 진행되는 추모식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달 14일 현지 추모식이 끝나고 홍범도 장군 유해가 운구용 차량에 실려 크즐오르다 홍범도 거리와 문화회관 등을 거쳐 크즐오르다 주병원 영안실에 임시안치되는 모습.

# 현지의 엄숙한 추모식, 봉송

현지시각 8월 14일 오후 4시에 시작된 추모식은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의 묘역 앞에서 특사단,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 고려인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특사단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추모사를 통해 “병력과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고 거둔 ‘봉오동’과 ‘청산리’에서의 승리는 일제의 폭압에 억눌려있던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 되었고, 온 겨레의 희망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파묘와 유해 수습, 입관, 관포가 진행됐다. 제례는 오가이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 등 고려인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 고려인식으로 진행했다.

# 서울공항의 ‘올드 랭 사인’

장군을 모신 특별수송기는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한 후,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공항으로 나가 대통령 특사단과 함께 귀환한 장군의 유해를 정중히 맞았다. 장군을 봉영하는 서울공항에는 독립운동가들이 많이 불렀던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1921년 연해주 이주 후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홍범도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지난달 1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고 홍범도 장군 훈장 추서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최고훈장,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토카예프 카심 조마르트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함께한 가운데 홍범도 장군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이번 추가 서훈은 기존 공적과 별개로 장군의 공적을 추가로 인정해 59년 만에 결정된 것이다.

지난달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의장대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하관하고 있다.

# 이젠 고국땅 동지들과 ‘안식’

18일 대전현충원. 일제강점기 독립군들이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며 즐겨 부르던 독립군가 연주 속에서 안장식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대목에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홍범도 장군 훈장 추서식에서 토카예프 카심 조마르트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을 한국의 흙과 함께 허토하면서 ‘장군의 귀환’이 마무리됐다.

지난달 16일 국립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국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국립대전현충원 국민분향소 벽면에는 시민들이 적어 놓은 감사 메모가 가득하다.

국민추모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18일 열린 안장식까지 장군을 모신 16, 17일 이틀간 국립대전현충원에 마련된 국민분향소에는 참배객 2,845명(차량 1,149대)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참배객은 태극기를 들고 와서 펼치거나, 분향소 앞에서 신발을 벗고 큰절을 하며 장군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15일부터 국가보훈처 누리집도 국민추모 기간을 운영, 온라인에서 장군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추모 공간(추모페이지)에는 20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모두 6만3,842회의 접속이 있었으며 7,071명이 감사와 추모의 글을 남기는 열기를 보였다.

감사와 추모의 글에는 ‘홍범도 장군님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장군님의 귀환에 눈물이 나고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장군님의 숭고하고 고귀한 헌신에 감사하며 기억하겠습니다’ 등의 소감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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