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찬바람 부는 궁궐에 달빛이 내린다. 조용한 궁궐 후원에 내리는 적적한 달빛과 궁궐의 모습은 연면히 이어온 우리 역사의 뒤안길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밤에도 조용히 서 있는, 말 없는 궁궐의 자태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키는 ‘혼’이다.정월 대보름을 맞아 우리의 대표 궁궐의 하나인 창덕궁이 어둠을 밝혔다. 대보름 앞뒤로 며칠 우리 궁궐을 아끼는 시민을 품에 안는 행사를 가진 것.

이날 경복궁은 스스로의 품위를 잘 살리는 한도 내에서 불을 밝혔다. 조용한 불빛은 당당하게 이어진 기둥과 단청. 그 불빛을 받아 드러낸 수줍은 궁궐에 사람들이 조용히 어울렸다.

여기에 짙은 청색 하늘이 내려앉아 궁궐은 더욱 환하게 빛났다. 부드러운 지붕선과 정원의 나무들은 이제 더 없이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도심 한복판에 서 있지만 도심의 분주함을 밀어내고, 도심의 불빛을 제압한 이곳. 속세의 속도와 시름을 씻어낸 이곳에서 사람들은 세월을 거슬러가고 있다.

이 역사 여행을 통해 순례자들은 정화를 얻는다. 마음으로 세상을 다시 태어난다.

 

 
 

 

 

 

 

 

<지역현충시설> 독립문

 

3·1절의 대표적인 현충시설은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공원에 우뚝 선 사적 제32호 ‘독립문’이다.

1896년 독립협회가 영구 독립을 선언하기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해 세워진 건물. 1897년 11월20일 완공됐으며, 1987에 원래 서 있던 자리에서 북서쪽으로 70미터 옮겨 복원됐다.

프랑스 개선문을 모델로 서재필 선생이 스케치한 것을 독일공사관의 스위스 기사가 설계를 했고 건축기사 심의석이 노무자를 고용해 완공한 건축물이다.

독립문은 그 세워진 시점과 국민 모금이라는 건축방식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향한 의지를 가장 절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립공원의 중심 건축물인 독립문은 구 모화관을 개수한 독립관과 함께 대한제국시기 자주독립운동의 상징적 기념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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