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계획, 그리고 시작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듯이 움츠렸던 춥고 긴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이 찾아온다. 목련, 매화, 산수유 등 여러 가지 예쁜 색깔의 꽃들이 활기와 긍정을 북돋아 주며 산청호국원에도 따뜻한 봄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이 곳 산청호국원은 2015년 4월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 6,900여 명의 국가유공자분들이 안장되어 계시며, 그 중에도 참전유공자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 딸, 자랑스러웠던 부모였을 이 분들의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고, 커다란 발전도 이룰 수 있었다.

국가는 참전유공자에 대해 참전명예수당, 보훈병원과 위탁병원 진료비 감면, 사망 후 안장지원 등 각종 예우와 혜택을 드리고 있다. 그러나 참전한 사실이 있음에도 살아생전에 참전유공자로 등록하지 못하고 사후에 유족이 국립묘지로 이장 신청하는 과정에서 미등록된 사실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사후에 참전유공자로 등록하더라도 배우자, 자녀 등 유족에 대한 예우가 충분하지 않아 실제 돌아가신 이후에 등록을 희망하는 유족도 그리 많지 않은 형편이다. 그러나 참전유공자로 미등록한 분들의 명예를 찾아드리고 남은 유가족에게도 우리 부모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다시 되새기고 후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한 분이라도 소외됨이 없이 찾아서 등록하도록 하는 게 국가의 의무이자 보훈공직자의 할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편 지난해부터 호국원이 자리 잡은 산청군에서도 참전유공저 배우자에게 월 5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등 최근 지자체 조례에 따라 참전유공자 사망시 사망위로금과 배우자에게 보훈예우수당을 지급하는 지자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 호국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산청호국원에 안장돼 계신 분들 중에서 미등록된 숨은 참전유공자 발굴을 위해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등록 참전유공자 324명을 찾아 유가족에게 등록 안내를 하고 해당 보훈관서와 협업을 통해 등록 지원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예우를 하고, 남아 있는 유가족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까지 안장자 중 60명의 미등록 참전유공자가 등록을 했고, 그 중 배우자 25명은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보훈예우수당을 매월 3~7만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드렸다. 유족 중 한 분은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는 것이 미안했었는데 “이렇게 나라에서 매월 수당을 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무척이나 든든해 하셨다.

새 봄을 맞는 우리 호국원과 호국원 가족들은 국립묘지인 우리 호국원에 안장되시는 국가유공자분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최고의 예우를 다하고, 남은 유가족들에게는 실질적인 보훈지원을 도와 더불어 마음까지도 든든한 보훈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손순욱 국립산청호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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