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았다. 해마다 설 명절이면 멀리 떨어져 생활하던 가족들이 모여 집안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며 그동안의 안부도 묻고 함께 명절 음식을 장만하며 설 연휴를 보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고 함께 모이지도 못했다.

재가복지 서비스를 받는 보훈가족은 대다수가 80세 이상의 고령으로, 독거나 부부세대이신 분들이다. 지금은 작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출도 자유롭지 못하고 사람 간의 접촉도 최소화해야 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분들도 정서적으로 많은 외로움을 겪으실 수밖에 없고 명절조차 제대로 맞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직원들 모두의 염려가 컸다.

그래서 경기동부보훈지청은 자녀나 친척 등 주변과 단절되어 홀로 외롭게 생활하시는 고령의 독거 보훈가족을 위해 특별한 명절 상차림을 준비했다. 명절 전에 보훈섬김이가 방문해 어르신께 떡국을 끓여드리고 전 몇 가지와 잡채 등을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차려드렸다. 그리고 명절이 지난 후, 보훈섬김이 선생님을 통해 따뜻한 떡국 한 그릇과 명절 음식 덕에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보훈섬김이 선생님이 명절에 혼자 보내실 것 같아 간단한 명절 상차림을 해드린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댁을 방문했더니 한 어르신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기다리고 계셨다고 한다. 또 다른 어르신은 명절 음식을 보더니 돌아가신 어머님이 생각나신다며 눈물을 보이시기도 했다. 작은 정성이지만 무척이나 고마워하시고,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을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지청의 직원들이 감동을 받았다.

이렇게 혼자 계시는 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다양한 도움을 드리는 재가복지 서비스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자주 느낀다. 현장에서 만나는 독거 어르신들은 매주 방문해 어르신을 챙겨주고 있는 보훈섬김이 선생님께 많이 의지하고 계신다.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라 방문하지 못할 때는 안부 전화를 통해 살펴드리고, 상황에 따라 긴급하게 지원이 필요할 때는 긴급 방문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일들이 그분들의 삶에 온기를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지청은 재가복지 서비스 외에도 지역사회의 기업체나 기관 등의 따뜻한 나눔 활동을 연계해 보훈가족을 위한 위문품 지원, 노후주택 개보수, 재해를 당한 보훈가족을 위한 재해위로금 지급 등 다양한 복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젊은 시절 국가를 위해 헌신하시고 이제는 고령이 되신 보훈가족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드리며 그분들의 불안과 걱정을 덜어드리는 일, 설 명절 따뜻한 떡국과 명절 음식처럼 작은 정성을 나누는 이것이야 말로 ‘든든한 보훈’을 실천하는 길이 아닐까.

2021년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올해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고령의 보훈가족이 이웃과 더불어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며 활짝 웃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김은정 경기동부보훈지청 복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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