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6·25호국영웅기장’이 배송되어 왔다.

나는 지금부터 63년 전인 1950년 12월 16세의 나이로 군번도 없이 학도병에 나갔다.

직접 군에 찾아가 고향에서 일개 소대를 편성해 읍민환송리에 입대한 것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국가위기를 당해 당연한 애국이고 선택이라 믿었다. 그때 공적으로 내 가슴에 6·25호국영웅 기장이 달렸다. 너무나 감격스럽다.

당시 우리가 전투에 투입됐을 때의 전세는 중공군이 월등히 우세해 지금의 평택 이남까지 밀고 내려오던 참이었다. 당시 다양한 전투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전쟁터에서 피난가지 못한 채 노부부가 남아 우리 학도병과 같이 적진 속에서 시달리던 것도 떠오른다.

지금도 당시의 전장이었던 곳 주변을 지날 때는 그 노부부가 반길 것만 같다.

이 자랑스러운 기장의 값은 따질 수 없이 크기만 하다. 이 기장이 아무리 쓸모가 없더라도 ‘애국훈록’인 만큼 최소한 내 사후 명정으로 쓰고 싶다. 그러면 무어라 쓸까.

‘국가유공자 6·25호국영웅 여기에 잠들다’라고. 그럴듯한 묘비가 세워지지 않을까.

송정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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