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그곳에서 인간은 그저 조용히 그 속에 섞인 방문객일 뿐이다.
줄 지어 한라산을 오르는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겸손함이다.
이들은 산을 오르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 속에서 하나의 풍경이 된다. 형형색색의 사람들이 자연이 보낸 환상적인 인사에 손을 내민다.
정상 즈음에서 만나는 주목 군락은 모두가 작품이다.
눈으로 덮이다 얼음이 되고 다시 덮인 얼음으로 만들어진 천혜의 조각품이다. 누가 구상하고 누가 일일이 일으켜 세웠을까. 나무의 모양마다 크기마다 서로 만나고 선 형태마다 다른 그림이다.
겨울 제주는 한라산이다. 한라산의 겨울은 기적이다. 기적처럼 선물로 받은 한라산, 그 환상에 사로잡힌 시간들이 짧기만 하다.
우리는 자연 앞에 외경심을 가질 뿐이다. 시간을 잊은, 인생의 시름을 잊은 순간들이다. 그래서 이 겨울 제주는 모두 기적이다. 삶도 기적이다.
<지역현충시설> 제주 3·1독립운동기념탑
제주시 동쪽 북제주군에는 조천만세운동공원이 당시의 함성을 안은 채 주변 관광객들과 최근 부쩍 늘어난 올레길 탐방자들을 맞고 있다. 작은 언덕이지만 당시의 함성이 들리는 듯한 이곳에는 제주하늘을 이고 주변의 오랜 소나무들과 잘 어울리는 제주3·1독립운동기념탑이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매월 3·1절이면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갖는다. 공원에는 제주 일원의 항일운동을 정리한 항일운동기념관과 추모시설도 함께 갖춰져 있어 청소년 등의 교육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나라사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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