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은 유엔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한 대한민국을 북한이 1950년 6월 25일 새벽, 공격한 불법적인 남침전쟁이자 ‘국제전쟁’(international war)이었다. 또한 6·25전쟁은 미국을 비롯한 자유 우방국가가 유엔헌장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국제평화를 유지하고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참전한 ‘자유수호’ 전쟁이었다.

3년 1개월의 6·25전쟁 기간 동안, 유엔회원국 중 16개국이 전투부대를 파병했고, 6개국이 의료지원 및 시설을 보내왔다. 그 결과 6·25전쟁에 참전한 인원은 196만여 명이었고, 이 중 3만8,000여 명의 전사자를 포함하여 15만여 명이 희생됐다. 그들은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 들어보지도 못했던 나라에 와서 오로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70년 전 그때 그날 바로 이곳 한반도의 산하에서 싸우다 희생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유엔을 통하여 전투부대를 파병하고, 의료 및 물자지원을 해준 국가 및 국제기구들의 고귀한 희생과 우정을 기억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캐나다 6·25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으로 매년 11월11일 전사자들이 안장돼 있는 부산 유엔묘지를 향해(Turn Toward Busan) 현지 시간에 맞춰 동시 묵념 및 추모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3년 7월 27일에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이하여 참전 유엔 장병의 역할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매년 7월 27일을 국가기념일로써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제정했다.

유엔군의 6·25전쟁 참전은 유엔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유엔군은 정전협정이 조인될 때까지 낙동강에서 압록강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조·중 인민군과 치열한 격전을 벌였고 15만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희생이 있었기에 자유진영은 공산주의의 침략을 저지할 수 있었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 전쟁기간 중 의료지원 국가들의 활동은 전상자 치료와 민간인 진료뿐만 아니라 한국의 의료기술 향상과 낙후된 의료 분야를 발전시키는데 초석이 됐다.

유엔을 통한 물자지원은 전쟁으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 터전과 사회경제체제의 기반이 황폐화된 대한민국이 생활안정과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희생과 지원에 힘입어 한국은 전쟁에서의 피해를 극복하고 경제적 ‘최빈국’에서 ‘선진국’에 진입했다.

6·25전쟁은 유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6·25전쟁 때 국제평화를 파괴하는 침략행위에 대한 유엔의 조치가 성공하지 못했거나, 또는 미온적인 조치로 끝났다면 제1차 세계대전 후 국제평화기구로 설립된 국제연맹(League of Nation)과 마찬가지로 유엔도 오늘날과 같은 유엔의 권위를 유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6·25전쟁 때 유엔의 신속하고도 강력한 조치는 오늘날 유엔이 그 창설목적과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시금석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유엔이 항구적인 평화를 구현할 수 있는 국제평화기구로서의 권위를 드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아울러 유엔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은 대한민국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일원으로서 국제평화에 기여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직접 무상원조를 하거나 국제기구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간접 지원하고 환경, 빈곤, 난민 등에 대한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또한 1991년 6월 161번째로 유엔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유엔의 요청에 따라 전쟁 등으로 인한 정전 감시 및 치안유지 등이 필요한 지역에 파병하는 평화유지활동(PKO)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오늘날 경제대국, IT 강국, 스포츠 강국, 문화대국으로 발돋움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6·25전쟁 때 유엔의 시의적절한 조치와 자유우방국의 헌신적인 희생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유엔의 인도적 지원과 평화유지 노력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지역 및 세계의 평화유지, 빈곤 퇴치, 경제발전 등을 위한 유엔의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박종상 군사편찬연구소 군사사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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