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이면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옵니다. 꿉꿉한 습기와 후덥지근한 날씨가 몸과 마음을 축 처지게 하죠. 이런 장마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높은 습도를 좋아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바로 세균과 곰팡이들입니다. 이들은 장마철만 되면 세력을 확장해 발가락, 사타구니 등 온몸에 가려움을 유발합니다. 게다가 땀띠로 인해 땀구멍으로 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게 되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는 모두 장마철 평균 습도가 80%가 넘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입니다. 

청결만큼 제습 중요

이를 예방하려면 피부를 잘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지근한 물에 자극이 적은 비누로 목욕을 한 후 물기를 깨끗이 닦아주고, 살이 겹치는 부분은 파우더를 발라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잠을 잘 때 땀을 많이 흘린다면 베개 위에 수건을 깔아두고 자주 갈아주고, 볕이 좋은 날 침구류를 바짝 말려주면 좋습니다.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관엽식물 등은 실내 습도를 높이므로 베란다로 옮겨 놓습니다. 특히 신발장에는 제습제를 두어 신발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해야 여름철 무좀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 세균과 곰팡이는 쉽게 위장을 공격합니다. 높은 습도 덕분에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음식과 조리 기구에 서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납니다. 균에 오염된 음식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여름에는 가열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식품은 냉장 보관해야 하고, 손을 자주 씻어 손을 통해 균이 들어오는 것을 막도록 해야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장마철을 장하(長夏)라고 하는데 장하의 병인을 ‘습(濕)’으로 봅니다. 습기가 몸에 침입하면 몸을 무겁게 만들어 기운을 가라앉히므로 무릎이 아프고 무기력해지며 허리와 관절에 문제가 생깁니다. 또한 습기는 소화기 계통에도 문제를 일으켜 구토, 설사와 같은 식중독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습을 제거하고 몸의 기운을 돌리는 것을 치료 방법을 삼습니다. 율무차는 우리 몸의 습기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현미밥 역시 흰 쌀밥보다 까칠한 성질로 인해 붓기를 빼고 몸을 건조하게 만들어 줍니다. 쑥은 따뜻한 성질로 경락을 따뜻하게 해 습기를 제거해 줍니다. 모과차는 동의보감에서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가 오기 전에 관절이 아픈 사람에게 모과차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높다 보니 에어컨을 장시간 켜놓게 됩니다. 실외와 온도 차가 벌어지게 되면 몸은 생리적 변화를 일으켜 피부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에어컨을 켜놓으면 쾌적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장시간 냉방으로 오히려 몸은 더 나른해지고, 두통, 소화불량 심하면 안면 신경마비도 올 수 있으니 냉방병을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과 부장,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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