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제각기의 높이를 자랑하는 고층 빌딩들을 제압하듯 선 듬직한 산.

답답한 도심에서 모든 가슴의 허파처럼 함께 숨을 트는 공간.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담아 부르는 애국가에 등장하는 자랑스러운 1,000만 서울시민의 이웃, 바로 남산이다.

해발 265.2미터. 목멱산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는 모습은 단연 수도 서울 풍광의 압권이다.

연둣빛 이파리를 틔워내며 서울의 공기와 빛깔을 푸르게 바꿔내는 봄, 휘날리는 봄꽃으로 산책로를 뒤덮어 꽃비를 만드는 여름, 단풍과 낙엽으로 가을을 풍성하게 열매 맺는 가을, 눈 덮인 산등성이로 서울을 온통 새하얀 설국으로 만들고 마는 겨울.

사계절 남산의 옷 갈아입는 모습은 당당한 호인의 그것이다. 남산이 다시 한해를 보낸다.

한 해를 보내며 갖가지 빛깔의 향연을 펼치고, 쓸쓸한 낙엽을 굴린다. 새파란 이파리와 세상의 대화가 이렇게 갖가지 붉은 빛으로 이어진다.

화려했던 단풍들은 이웃들과 함께 찬바람 맞으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쓸쓸하게 바닥을 휘돌던 낙엽들은 숲속에서 제자리를 찾고, 땅의 기운을 받으며 새로운 생을 준비한다.

이제 마지막 낙엽에 빛을 더하던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서산을 향하는 해가 많은 사건들이 있었던 세월의 모양을 닮았다.

아직 강렬하게 남은 햇살이 내년의 희망을 얘기한다. 다시 떠오를 태양을 기대하며 오늘의 해는 조금씩 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지난 여름의 그 뜨거웠던 심장을 가슴에 안은 채.
 

<지역현충시설> 안중근의사기념관

 
남산 중턱, 소월로를 따라 올라가면 우윳빛 유리마감 건물, 남산의 새 명물이 된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만나게 된다.

지난 1970년 처음 건립됐으나 낡고 장소가 협소해지자, 국민의 뜻을 모은 성금으로 다시 지어진 기념관은 지난 2010년 10월 26일 개관했다.

32세의 짧은 생이지만 생전에 구국을 위해 국민 교육진흥과 국채보상운동을 펼쳤고, 의병장으로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하얼빈 역에서 침략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까지 안의사의 나라사랑정신이 이 기념관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지상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기념관 입구는 명상의 길로 우측에 새겨진 안의사의 ‘독립’ ‘인내’ ‘제일강산’ 등의 유묵을 거쳐 실내로 진입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안의자의 좌상이 대한독립이라고 혈서로 쓴 태극기를 배경으로 우뚝 서있다.

안의사의 원고 와 유품, 안의사의 사상들이 잘 정리돼 있고, 하얼빈 역 실제영상과 안의사의 삶을 돌아보는 체험 전시실도 만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동절기는 오후 5시(4시까지 입장)까지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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