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철 (애국지사)

“나라를 지키는 것,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 돌아가도 또 독립운동 결단”

“내 나라를 다른 나라에 빼앗겼는데 가만히 있을 국민이 어디 있겠습니까.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것, 나라를 지키는 것은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임우철 애국지사를 만났다. 임 지사는 1941년 일본에서 내선일체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궁성요배의 부당함을 주장하다 체포돼 징역 2년 6월을 살았고, 2001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그렇게 20대 청년이었던 시절, 독립운동을 펼쳤던 임 지사는 이제 99세가 됐다.

“경술국치 이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뜻이 맞는 선배와 동기들과 내선일체는 잘못됐다고,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외쳤어요. 함께 했던 사람들 중에 2명은 그때 체포돼 고문을 받다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저도 모진 일을 당했지만 그때로 돌아간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또 독립운동을 했을 겁니다.”

올해 임 지사는 2019년 첫 독립유공자 명패를 받았다. 지난 1월 25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직접 명패를 전달했다.

“모든 역경의 시간을 딛고 광복을 맞이했고,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게 됐습니다. 너무나도 감격스럽고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1월에는 국가보훈처장님이 손을 잡아주며 ‘감사하다’고 말하고 명패를 걸어줘 감동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애썼던 우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찾아주니 모두 감사한 일이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 만큼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 지사는 그런 분위기에 감사하는 한편 국가에서 돌아가신 애국선열들을 예우하는 데 모자람이 없도록 애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에 힘썼던 선열들을 계속해서 기억해주는 것, 곳곳에 산재된 독립유공자 묘소를 국가가 잘 관리해줬으면 합니다. 또한 해외에 있는 독립유공자 유해를 봉환하는데 국가가 보다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염원한 해방된 이 땅에서 넋을 쉴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장의 주인공으로 단상에 오른 그는 “올해를 기점으로 목숨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킨 그분들을 후손 대대로 기억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하나가 되어 100주년을 함께 축하한다면 더 없는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우천 (한국예술문화원 이사장)

“함께 맞는 감격적인 날 민족과 사회가 하나 되는 통합의 계기 되기를”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우리 회원 319명이 정성껏 만든 작품을 독립기념관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 작품들이 관람객들과 국민들에게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오늘 우리시대의 나라사랑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우천 이사장은 전시회를 앞두고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그의 사무실은 오른쪽으로 탑골공원을, 왼쪽으로 민족대표들이 3·1운동 전날 모여 일정 등을 점검했던 승동교회를 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 삼일대로 옆에 선 그 모습대로 최근에 써내려간 한 자 한 자 그의 작품은 당시 운동의 정기를 담은 듯했다.

“뽐낼 기량은 아니지만 각종 국가행사나 지자체행사에 참석해 무료 가훈 써 주기 등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애국의 혼이 담긴 글을 써내고 이를 함께 나누는 건 당연한 겁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온몸을 바치고 희생하신 선열들을 기리는 일, 무엇보다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전 이사장은 월남전 참전유공자다.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독립과 호국을 잇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100년 만에 돌아온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기념일 아니겠습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감격적인 이날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면 최근의 분열상도 극복하고, 민족과 사회가 하나 되는 통합의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우리가 드는 태극기가 한쪽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상징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치를 담은 자랑스런 민족의 상징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수민(서울 정신여고 2년)

“오늘의 자유와 희생에 선배님들 눈물과 희생” 3·1절엔 플래시몹 ‘동참’

“3·1운동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도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으면서 오늘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2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김마리아 선생 공훈선양 학술강연회장에서 정신여고 정수민양을 만났다. 정신여고 선배인 선생을 기리고자 합창단과 함께 학생회장을 맡은 정양이 서울 여의도의 광복회관을 찾은 것이다.

“사실 입학 전에는 김마리아 선생님이 누구신지 잘 몰랐어요. 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선생님의 업적과 정신을 알게 됐고, 우리학교가 훌륭하신 독립운동가분들을 선배로 두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독립정신의 한 가운데 우리 학교가 있다는 걸 알고는 너무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김마리아 선생은 정신여고 4회 졸업생. 일본 동경에서 2·8 독립선언에 참여했고 그 독립선언서를 가지고 국내로 들어와 여성독립운동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우리 학교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폐교당한 아픈 역사와 함께, 김마리아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 후배들은 선배님들의 위대한 업적을 잊지 않고 학상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선배님이신 김마리아 선생께 편지 쓰는 행사가 있었다. 선배를 기억하며 구체적으로 호흡하며 편지를 쓴다는 생각에 많은 친구들이 즐겁게 동참했다고 한다.

“오는 3월 1일에는 광화문에서 열리는 프래시몹에 참여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제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꼭 100년 만에 독립만세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게 되는데, 그날 나오신 시민들에게 우리 학생들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를 결심했어요.”

정양은 며칠 후로 다가온 행사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는 당일 서울 광화문을 포함해 각종 행사장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모두 ‘100년 만의 감격’을 온몸으로 기억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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