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지면

더 넓은 세상 열리고

앙상한 가지가 드러난다

그만큼 하늘의 부피가 늘어난다

낙엽이 진다

그만큼 더 넓은 세상이 열린다

 

가을이면 사람 아닌

하늘이 먼저 보인다

겨울도 그렇다

 

날씨 추워지면

우리 체온이 올라간다

체온의 높이 만큼

이웃도 함께 가까워진다

 

낙엽

다 떨어져도

든든한 나무는 여전히

나무다

내년을 기약하며 그렇게 오늘을 버틴다

나무는, 우리 모든 것 아닌가

우리

세상의 모든 것 아닌가

▲ 하늘 향한 침엽수는 아래로부터 낙엽이 진다. 내려선 낙엽의 뒷모습이 조금씩 흐려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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