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벚꽃이 스러질 즈음 이 산에는 조금 늦은 듯
산벚꽃이 피어난다.
꽃 사이로 조용히 신록이 오른다.
투명한 빛을 받은 그들 꽃과 신록은
어느 것 하나 앞설 일 없이 편안한 아름다움의 기운이다.
흙으로 둑을 쌓아 농사일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못.
화순 세량제(細良堤)는 이름처럼,
봄 산벚꽃과 신록과 아침을 여는 물안개가 환상적인 조화로 만난다.
여리고 가늘고 보일 듯 말 듯 피어오르는
눈앞에 떠오르는 그 모든 것들이
새 봄을 맞아 처음 눈뜨는, 그래서 더욱 따뜻한 새 삶을 닮았다.
지금 시작한, 지금 태어난, 방금 숨을 시작한
그래서
그것은 깊은 출발이다.
나라사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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