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전시실 ‘한국인의 오늘’ 전경.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하는’이라는 키워드로 전시를 구성했다.
제1전시실 ‘한국인의 오늘’ 전경.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하는’이라는 키워드로 전시를 구성했다.
제1전시실 ‘한국인의 오늘’ 전경.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하는’이라는 키워드로 전시를 구성했다.
제1전시실 ‘한국인의 오늘’ 전경.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하는’이라는 키워드로 전시를 구성했다.

‘한류’란 이름으로 케이컬처(K-culture)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세상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과거부터 오늘까지 한국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했던 것들을 재조명하는 새로운 전시를 시작했다.

익숙한 우리의 것들을 조금은 낯설게 그리고 새롭게 재조명한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제1전시실 ‘한국인의 오늘’을 찾았다. 올해 1월 전면 개편을 마친 이곳은 전시물 위주로 조명을 집중, 백색과 여백의 미를 살릴 수 있도록 전시실을 구성해 현대적인 세련미와 함께 우리 전통의 백자에서 느끼는 담백한 아름다움과 같은 정취와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전시실 입구부터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전 세계적 화제작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를 다양하게 사용해 만든 음악이 귀를 사로잡는다. 피아노와 태평소, 피리, 장구 등 여러 음률 속에서 악기들이 각각의 고유의 특성을 드러내면서 이어 하나로 조화를 이루고 잔잔한 장구가락으로 마무리 짓는 깊은 여운이 인상적이다.

전시가 시작되면 조선시대 장옷과 저고리를 비즈와 철사로 재해석한 금기숙 작가의 작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고 앙드레 김의 작품과 디자인 스케치 등이 전시의 목적과 방향을 알려준다.

첫 번째 전시 ‘쓸모 있는’에서는 호미, 지게, 한지, 옹기 등 우리 전통의 옛 기구들을 선보인다. 특히 호미는 몇 년 전부터 해외에서 정원 가꾸는 도구로 각광 받은 덕에 외국인들이 머물며 신기하게 살펴보는 시간이 늘었다.

우리나라의 기후와 환경, 관습의 특성에 맞춰 발달해온 도구들도 선조들의 삶을 오늘로 소환하고 있는 듯 했다.

이어 ‘자연스러운’에서는 자연을 담아내고, 자연을 닮고자 노력하며 살아온 우리의 지혜를 보여준다. 나뭇결이 살아있는 문갑과 저마다 다른 작가들의 산수도를 한데 담은 10폭의 병풍, 목화와 누에고치 등으로 지은 ‘백의’를 통해 일상 전반에 스며든 자연이 느껴진다.

특히 전시장의 ‘백의’를 통해 별도의 염색을 하지 않은 기본 옷감의 색 그대로를 살려 ‘백의민족’이라 불렸던 우리의 정체성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백색의 일상복 외에 어린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며 입혔던 색동저고리,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는 혼례복 등 선명하고 다양한 색감을 조합했던 특별한 의상들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조상들의 염원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모자’를 주제로 한 전시는 드라마를 통해 해외에서 인기를 끈 갓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 계절 별로 착용하던 색다른 모자 전시. 어린아이들이 쓰는 모자는 낮게, 어른들이 섰던 갓이나 털모자는 높게 배치하는 등 제각기 다른 높이로 전시된 모자들은 19세기 조선의 거리를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머리 위치에 맞춰져 흡사 당시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호미와 모자 등 전시물은 실제로 만져볼 수 있도록 배치돼 그 질감과 무게감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보고 읽는 전시에서 나아가 듣고,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으로 이끌고 있다.

덕분에 전시실 곳곳에서 어린이들과 외국인 관람객들의 흥미로운 표정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함께하는’에서는 개인주의 사회로 변모해가면서도 특별한 계기가 주어지면 세계가 주목할 만한 단합력을 보여주는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를 외부의 시선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함께하는 즐거움을 아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원형의 공간을 통째로 활용해 거대한 스크린에 담아냈다. 이곳에는 2002년 월드컵 광화문 응원, 케이팝(K-pop)으로 대표되는 문화의 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스포츠(e-sports) 등 세계적으로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영상을 통해 만난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은 아카이브(기록보관소)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문학 작품들의 번역본과 함께 시대별 케이팝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국적, 연령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다양한 인터뷰 영상은 한국에 대한 시선을 보다 객관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제1전시실 ‘한국인의 오늘’ 전경.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하는’이라는 키워드로 전시를 구성했다.

‘한국적인 것’들을 새롭게, 낯설게 그리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국립민속박물관 전시는 무료이며, 사전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 광화문 경복궁 오른편에 자리잡고 있다. 문의 02-3704-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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