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과거부터 모든 질병 중에 가장 아픈 병이라 ‘질병의 왕’이라고 불렸습니다. 또한 왕이나 귀족과 같이 잘 먹고, 부유하고, 뚱뚱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고 해서 ‘왕의 질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지방질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술을 많이 섭취해 통풍 환자들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통풍은 관절염의 일종으로, 다른 종류의 관절염과 같이 관절이 붓고 아픈 증상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신체 내 요산 생성이 증가하거나 신장이 요산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요산은 본래 정상적인 노폐물이지만, 신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관절에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쌓이면서 통풍으로 이어집니다.

통풍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관절 부근의 매우 고통스러운 급성 발작인데 이를 통증 발작이라 부릅니다. 통풍 발작은 이뇨제, 결핵약, 저용량 아스피린, 헤파린 정맥주사, 면역억제제 등 일부 약물들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의 고혈압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이뇨제는 통풍 발작 유발 약물입니다. 다른 유발 요인으로는 외상, 음주, 수술, 과식, 출혈, 감염, 방사선치료, 세포 독성 항암치료 등이 있습니다.

통풍 환자의 90%는 엄지발가락 뿌리 부분에 통풍이 발생하며, 이외에도 발등이나 발목, 무릎 등에 터질 것 같은 심한 통증이 생기고 염증이 생긴 부위가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고, 손도 못 댈 정도로 아픈 것이 통풍 발작의 주된 증상입니다.

통풍 확진은 침범된 관절 부위를 바늘로 찔러 관절액을 뽑아 편광현미경을 통해 관절액에 요산 결정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통풍 발작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 관절액을 뽑을 수 없는 경우에는 혈액 검사를 통해 혈청 요산의 농도의 이상과 전형적인 통풍성 관절염의 증상이 있을 때 통풍으로 추정 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급성 통증은 며칠 이내 저절로 사라지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더 빨리 사라집니다. 하지만 통증이 없어진다고 통풍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요산수치억제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관절 통증과 운동 장애와 변형으로 장애가 생기게 될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이나 중풍 또는 만성신부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통풍을 예방하려면 과음과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 속의 요산수치가 증가하지 않도록 음식을 조심하고 하루에 2리터 이상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통해 요산의 배설을 촉진시켜야 합니다. 특히 어떤 종류의 술이든 마시면 통풍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대부분 통풍은 약을 잘 챙겨먹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습니다. 통풍 발작이 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박정하 부산보훈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187583@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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