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고 올윈 그린 여사의 유해 합장식에서 유족들이 유해를 안치하고 있다. 
21일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고 올윈 그린 여사의 유해 합장식에서 유족들이 유해를 안치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호주 참전용사 고 찰스 그린(Charles Green) 중령의 배우자인 고 올윈 그린(Olwyn Green) 여사가 “남편의 묘역에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지 4년 만에 부산 유엔기념공원의 남편 묘역에 합장됐다. 이날은 고 올윈 그린 여사가 살아있었다면 그의 100번째 생일이다.

21일 열린 합장식에는 올윈 그린 여사의 외동딸인 앤시아 그린을 비롯한 유족, 윤종진 국가보훈부 차관,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폴 러캐머라 유엔군 사령관,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그린 중령은 1950년 9월 28일 호주 정규군인 호주 육군 제3대대의 첫 지휘관으로 참전했고, 그가 이끈 호주 육군은 영연방 제27연대에 소속돼 ‘연천전투’, ‘박천전투’에서 승리한 뒤, 1950년 10월 29일 ‘정주전투’에서 또 한 번의 승전고를 울리면서 아군의 진격에 큰 공적을 세웠으나 다음날 북한군 포격에 전사했다.

국가보훈부 윤종진 차관이 21일 고 고 찰스 그린 중령과 올윈 그린 여사의 유해 합장식에서 유족대표 앤시아 그린씨에게 6·25전쟁영웅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윤종진 차관이 21일 고 고 찰스 그린 중령과 올윈 그린 여사의 유해 합장식에서 유족대표 앤시아 그린씨에게 6·25전쟁영웅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남편 전사 후 70여 년이 지난 2019년 11월 향년 96세를 일기로 호주에서 별세한 올윈 그린 여사는 전사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1993년 ‘아직도 그대 이름은 찰리’라는 회고록을 집필해 호주 전쟁 문학계에서 인정받아 ‘호주 정부 국민훈장’을 받은 바 있다.

그린 여사는 평생을 6·25전쟁 호주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을 위해 봉사하는 등 한국과 호주 정부의 협력관계에 기여했으며, 생전에 “남편의 묘역에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하다 별세 후 4년 만인 이번에 합장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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