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부부 봉송식에서 박민식 장관이 유가족 및 주요내빈과 함께 영현 봉송을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최엘레나 부부가 꿈에 그리던 고국에서 함께 영면에 들었다.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14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최재형 선생 유족, 이종찬 광복회장, 문영숙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독립 관련 단체장과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재형 선생과 부인 최엘레나 여사의 부부 합장식이 거행됐다.

‘백년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합장식은 키르기스스탄에서 국내로 봉환된 최엘레나 여사의 유해와 최재형 선생의 순국 추정지인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채취해 국내로 반입한 흙에 위패와 영정사진을 봉송하는 봉송식과 안장식으로 나눠 진행됐다.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봉송식에서 러시아 등 해외 각국에서 입국한 유족 15명을 대표해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파벨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최재형 선생의 5대손 최일리야에게 최재형 선생 부부의 사진을 증정했다.

9세 때 부모를 따라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해 자수성가한 최재형 선생은 사업으로 마련한 막대한 부를 독립운동과 시베리아 동포를 위해 아낌없이 사용했다.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한 최재형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재무총장으로 선출됐으나 1920년 4월 일본군에 체포돼 순국했다.

부인 최엘레나 여사는 1897년 최재형 선생과 결혼해 8명의 자녀를 낳았고, 안중근 의사 순국 이후엔 안 의사의 가족을 보살피기도 했다. 최재형 선생 순국 이후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던 최엘레나 여사는 1952년 사망,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최재형 선생의 묘는 지난 1970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조성됐으나 이른바 가짜 유족 사건으로 멸실된 상태였다. 이후 유족들은 멸실된 묘의 복원을 지속적으로 희망했으나 국립묘지법에 따라 복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국가보훈부는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의 위패와 배우자의 유골을 함께 묘에 합장할 수 있도록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제출했고, 이 법안이 국회 의결을 거쳐 지난 7월 18일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유해를 찾지 못한 최재형 선생의 국립묘지 합장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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