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동원(食藥同源). 음식과 약은 그 뿌리가 같다는 뜻입니다. 한의학의 고서인 ‘천금방(千金方)’에서는 ‘질병이 있으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쓰라’며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제 곧 무더운 여름이 시작됩니다. 여름 제철 식재료를 통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애호박은 어린 호박을 일컫습니다. 요즘은 연중 하우스에서 자란 애호박이 나오긴 하지만 노지 애호박 보다는 맛과 영양이 떨어집니다. 뙤약볕 아래서도 말라 죽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애호박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습니다. 애호박에는 눈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노안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또 대표적인 저칼로리 식품이면서 풍부한 섬유소와 비타민을 가지고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에도 좋습니다.

가지도 대표적인 여름 음식입니다. 열량은 적으면서 항산화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피 속의 나쁜 지방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속의 독소를 배출시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암 작용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지는 기본적으로 찬 성분의 음식으로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완두콩과 강낭콩도 여름에 수확하는 식재료입니다. 다량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철분, 인, 칼륨 등이 풍부해 면역력, 빈혈 예방과 아울러 뼈를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강낭콩에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많아 과다 섭취할 경우 소화능력을 저하시키므로 적당량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 과일과 야채로는 토마토, 살구, 참외, 수박, 자두 등이 있습니다. 요리에 종종 사용되는 토마토에는 리코펜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암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남성 전립선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살구는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에 도움을 줍니다. 또 비타민A와 비타민E가 풍부해 야맹증 등 눈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참외와 수박은 수분 함량이 높아 여름철 탈수를 예방하고 변비를 다스리는데 효과적입니다.

자두는 비타민, 식이섬유, 철분, 칼륨 등이 풍부합니다. 노화 방지, 소화 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또 자두의 신맛은 천연 구연산에 의한 것으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자두도 기본적으로 차가운 성질의 과일이므로, 양을 조절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선한 제철 음식은 값비싼 보약보다 좋습니다. 여름철 제철 음식들을 통해 무더운 여름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과 부장,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