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가든쇼’에 활짝 핀 꽃과 관람객.
‘순천만 가든쇼’에 활짝 핀 꽃과 관람객.
한국정원은 서울 경복궁을 축소한 모습이다.
한국정원은 서울 경복궁을 축소한 모습이다.

새봄과 함께 전남 순천, 순천만 일대가 녹색의 정원으로, 각양각색의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났다.

지난 2013년 개최됐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023년 4월 1일부터 같은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개최되고 있다. 10월 31일까지 7개월간 계속될 박람회는 계절이 바뀌어가면서 그 모습도 달라지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2013년의 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이라는 세계적 자연 유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일종의 에코벨트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열렸다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기후위기를 비롯한 도시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실험이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 박람회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관람객이 곳곳의 정원과 식물원, 경관, 뱃길을 따라 즐기기만 하면 자연스레 그 의미를 새기는 형식으로 기획됐다.

최평곤 작가의 '돌아가는 길',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의지를 담았다.
최평곤 작가의 '돌아가는 길',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의지를 담았다.

추천, 이곳은 반드시 찾아야 한다

주 행사장인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도심 일원에서 펼쳐지는 모든 현장을 하루 안에 다 둘러보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루 이틀 묵으면서 천천히 즐기거나, 두세 차례의 순차 방문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든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을 10곳만 추려보면 어떨까.

<오천그린광장>은 박람회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대표 저류지를 모델화한 이곳은 시민의 쉼과 사색의 공간이 되었고, 같은 방향으로 걸으며 주변의 언덕과 길, 사람을 함께 이해하는 장소가 됐다.

<그린아일랜드>는 차가 달리던 아스팔트를 국내 최초로 광활한 잔디길로 조성했다. 국가정원과 저류지 동천을 연결하는 잔디광장은 녹색의 향연이다.

<국가정원뱃길>은 고려 초 해룡산 해룡창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관광 콘텐츠. 동천변의 화려한 경관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이동 수단이다.

<가든스테이>는 정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특별한 경험이다. 60만평의 정원을 내 정원으로 삼아 순천의 지역 식재료로 제공되는 음식과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어싱길>은 지구와의 접촉, 맨발로 건강을 챙기는 공간이다. 정원에서 맨발로 건강을 챙기며 치유와 쉼을 얻을 수 있다. 국가정원 6개소와 저류지, 순천만 등 8개 장소가 어싱(earth ing)길 공간이다.

<시크릿가든과 국가정원식물원>은 순천의 산과 물을 표현한 입체적 전시공간. 시크릿가든은 식물극장, 빙하정원, 햇빛정원 등 식물의 꿈 속에서 신비의 정원을 찾도록 기획됐다.

<경관정원>은 도심부터 순천만습지까지 주변 농경지를 활용해 광활한 경관정원을 연출했다. 농경지의 새로운 변화 6차산업으로의 이전도 꿈꾼다. <물위의 정원>은 세계 3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조형물과 정원의 미래를 담은 5가지 테마가 수상정원으로 묶였다.

<야간경관>도 놓치지 말자. 국가정원, 오천그린광장, 동천까지 박람회장 전체가 고품격의 밤과 빛을 선사한다. 정원드림호에서 즐길 수도 있다.

<키즈가든과 노을공원> 어린이 눈높이에 특화한 놀이터와 석양에서 인생을 사색하도록 꾸며진 정원은 인생의 시름마저 잊게 한다.

순천만 WWT습지(어싱길)와 세계 각국의 정원들의 잇는 '꿈의 다리'.
순천만 WWT습지(어싱길)와 세계 각국의 정원들의 잇는 '꿈의 다리'.

개최지 순천을 깊이 이해하자

순천은 1997년 골재 채취 반대 시민운동을 시작으로, 2008년 나대지 내륙습지 복원과 더불어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을 선포했다. 이후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의 생태계 보존을 위해 전봇대 282개를 뽑는 역사를 이뤄낸 순천은 2013년 드디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열면서 세계적 자연유산 순천만의 가치를 지켜냈다.

2023 정원박람회는 정원이 삶이 되고, 문화가 되고, 경제가 되는 박람회를 표방하며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시는 이를 위해 박람회장을 도심까지 확대해 일부 공간에서 펼쳐지는 박람회가 아닌 도시 전체가 정원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도시를 바꿔냈다.

백문이 불여일견. 10년만에 대폭 업그레이드된 정원박람회는 남도의 계절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이다. 장기간 지속된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친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는 박람회는 오늘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10월 31일까지 매일 습지는 저녁 7시, 국가정원은 저녁 9시까지 문을 열며, 하절기(6~8월)에는 1시간씩 연장 개관한다.

국가유공자와 유족, 5·18민주유공자와 유족은 무료입장. 성인보통권은 1만5,000원이며, 각 입장권은 온라인과 농협, 광주은행 전 지점, 현장매표소에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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