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 크게 소장과 대장으로 나뉩니다. 소장은 음식물이 소화되면서 빠르게 지나가므로 소장암으로의 발전은 드뭅니다. 반면 침묵의 살인자 대장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매우 심할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한식 위주였던 우리 식생활이 몇십 년 전부터 서구화되고 있습니다. 채식에 최적화된 우리의 장은 적응하지 못하고 질병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고열량·고지방 식사, 붉은 육류와 가공육 과다 섭취,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인한 각종 대장 질환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60대 이상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장암의 경우 근래에는 40대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장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장 건강을 위해 우선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과일과 야채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고, 체내 독소를 제거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곡류는 복합 탄수화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도정한 흰쌀은 영양분이 많이 파괴돼 있으므로 현미, 보리, 콩, 귀리 등의 곡식을 도정하지 않은 것으로 혼합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장수마을을 연구해 보면 대부분 요구르트 등의 유산균을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장은 체내 유산균이 머무는 곳입니다. 유산균의 균형이 무너질 때 장 건강이 나빠집니다. 유산균이 풍부한 요거트나 김치뿐만 아니라 감식초, 매실 등 각종 발효 음식은 장을 튼튼하게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더라도 나쁜 음식을 끊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지방 함량이 높은 고기류는 소화가 오래 걸리고 장 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깁니다. 특히 붉은 고기나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은 더욱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알코올은 대장 내 장벽을 손상키므로 피해야 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걷기는 혈액순환을 돕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며 장 연동 운동을 촉진합니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장내 미생물이 늘어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적정 체중은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비만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장에 해롭습니다. 복부 비만이거나 고도 비만인 경우는 위험도가 상당히 높으니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용종이 생길 위험이 50% 크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직계 가족 중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일찍부터 대장 내시경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기까지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미리 발견해 제거한다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과 부장,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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