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쟈웨이(Charwei Tsai), ‘나선형 향 만트라–반야심경(Spiral Incense Mantra–Heart Sutra)’, 2014. 나선형 향 3점, 각 지름 150센치미터.
차이쟈웨이(Charwei Tsai), ‘나선형 향 만트라–반야심경(Spiral Incense Mantra–Heart Sutra)’, 2014. 나선형 향 3점, 각 지름 150센치미터.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광주박물관 등 광주 전역

“세상에서는 물이 가장 유약하지만, 공력이 아무리 굳세고 강한 것이라도 그것을 이겨내지 못한다.(도덕경 78장)”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에 주목함으로써 우리가 직면한 복잡한 현실에 나름의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세계인의 미술축제로 자리 잡은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광주 전역에서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린다.

타이키 삭피싯(Taiki Sakpisit), ‘스피릿 레벨(The Spirit Level)’의 영상 스틸, 2023.
타이키 삭피싯(Taiki Sakpisit), ‘스피릿 레벨(The Spirit Level)’의 영상 스틸, 2023.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북구), 국립광주박물관(북구), 무각사(서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남구), 예술공간집(동구) 등 광주광역시 전역을 무대로 펼쳐진다. 이번 비엔날레는 특히 오랜 시간에 걸쳐 스며드는 부드러움으로 변화를 가져오는 물의 힘을 표본으로 삼아, 이런 힘이 어떻게 분열과 차이를 포용하는지 모색해 본다.

이번 전시는 또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것으로부터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것까지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측면에 맞닿아 흐르는 미묘한 저류와 무형의 힘을 탐구하며 이곳과 모든 곳, 지금과 모든 시간, 하나와 모든 것 사이를 잇는 유동적 전체성 회복에 집중한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팬데믹과 심화된 전쟁과 난민 문제부터 악화된 인종차별과 기후 재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예술가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참여 작가는 세계 각지 80여 명이며, 40여 명 이상의 작가들은 신규 커미션(지원을 받아 특별 제작하는 작품)과 신작을 선보인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전시가 이뤄지는 만큼 참여 작품들은 선정된 장소들의 독특한 건축과 역사, 문화적 맥락에 조응한다.

비엔날레를 빛내는 신작·화제작

일본 작가 고이즈미 메이로(Meiro Koizumi)는 1930년대 스탈린에 의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디아스포라 역사를 추적해 눈길을 끈다.

수년간 해안도시의 생태적, 역사적, 산업적 현실을 기록하기 위해 물 주변이나 수면 아래서 소리를 녹음해온 레바논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타렉 아투이(Tarek Atoui)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한국의 지역 장인과 음악가들과 협력해 제작한 악기와 사운드 오브제 설치를 선보인다.

‘한국 1세대 여성 설치미술가’로 불리는 홍이현숙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신작 ‘지금 당신이 만지는 것-월출산 시루봉’(2023)을 통해 인간과 자연, 무생물의 공생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탐구를 선보인다.

과테말라 마야 원주민 중 하나인 카치켈족 작가 에드가 칼렐(Edgar Calel)은 신규커미션 작업으로 어린 시절 본인의 할머니와 함께 살던 집의 기억을 추적하는 드로잉으로 ‘가까운 과거’와 오늘의 대화를 시도한다.

앙헬리카 세레(Angélica Serech), ‘내 두 번째 피부에 말씨를 뿌리다(Sowing Words on my Second Skin)’의 상세 이미지, 2023.
앙헬리카 세레(Angélica Serech), ‘내 두 번째 피부에 말씨를 뿌리다(Sowing Words on my Second Skin)’의 상세 이미지, 2023.
조직위 관계자들이 베티 머플러(Betty Muffler)의 ‘나라를 치유하다(Healing Country)’ 작품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들이 베티 머플러(Betty Muffler)의 ‘나라를 치유하다(Healing Country)’ 작품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입장료 어른 16,000원, 국가유공자 무료.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예술공간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무료.

문의 062-608-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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