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은 축복이다.

어느 누구에겐 불편이고, 또 다른 누구에겐 추위의 자락일 뿐이지만

눈꽃은 온 누리에 내리는 모두를 향한 축복이다.

찬사이다.

 

눈 쌓인 이 찬 겨울에 번쩍

세상이 다시보이고, 이웃이 다시보이는, 그것은 개벽이다.

그렇게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이 겨울과 눈과 눈꽃과 우리를 에워싼 모든 풍광은

함께 살아가는 우주적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나무도 숲도 거리도, 너른 평야와 켜켜이 늘어선 산과 산맥도,

눈 내려 어울어진 후엔 하나의, 단 하나의 풍광일 뿐이다.

단 하나의 소리이고 소원이고 의지이다.

단 하나의.

 

# 덕유산

덕이 많고 너그러운 산이라 하여 덕유산이다.

한반도에서 높기로는 네 번째(1,614.2m)지만 설경은 제일인 곳,

세상 가장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도 사람들이 향적봉에 오르는 이유다.

지금 이곳에선 설경 아래 남도의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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