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엠지봉사단체 ‘연봉인상단’ 봉사자들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20~30대의 젊은 청년 60여 명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이들은 엠지(MZ)세대 봉사단체 ‘연봉인상단(‘연마다 봉사를 늘린다’의 줄인 말)’ 봉사자들로, 한국광복군 창설기념일을 맞아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을 모신 묘역 등 1700여 위의 묘비를 닦고 주변 환경을 깨끗이 정화했다. 꾸준히 봉사의 길을 확장해 온 두 사람, ‘연봉인상단’의 이한준(28) 대표와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재덕(31) 단원을 만났다.

이한준 대표

엠지세대 봉사단체 ‘연봉인상단’의 시작이자, 두 사람이 가장 먼저 참여한 봉사도 연탄봉사이다. 이한준 대표는 2021년 1월 겨울, 코로나19로 인해 연탄봉사 봉사자가 없다는 소식에 기꺼이 손을 보탰다. 주변 지인들을 모아 첫 봉사를 마쳤고, 그것이 봉사단 창단으로 이어졌다.

“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모두 굉장히 뿌듯해 하면서 다음 봉사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부담 갖지 않고 시간을 내서 참여할 수 있는 봉사단체를 만들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후 봉사단은 조금씩 체계를 갖춰 나갔고, 드디어 올해 1월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연봉인상단’이라는 이름도 ‘연마다 봉사를 늘리자’라는 당찬 포부를 담았다. 동절기에는 매월 연탄봉사를 실시했고, 주기적으로 혼자 사시거나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 댁으로 식료품 배달과 말벗 봉사도 추가했다. 해안가와 도시 환경 정화 등 필요한 일에는 언제든 나선다는 생각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또 연봉인상단은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국가유공자에게 감사를 전하는 봉사를 실시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참전용사께 식료품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봉사자들이 직접 손으로 눌러쓴 편지를 전달하는 일이었다. 서재덕 단원은 할아버지가 6·25참전용사이기에 그에게는 이날의 봉사가 더욱 의미 있었다.

서재덕 단원
서재덕 단원

“할아버지께서는 해병1기 6·25전쟁 참전용사로,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전쟁과 나라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참전용사 어르신 댁을 찾아갔을 때 저희를 기쁘게 맞아주시며 ‘너무 고맙다’ ‘청년들이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 모습을 보니 참 행복하다’고 손을 잡아주셔서 모두들 뭉클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날의 봉사를 위해 이한준 대표와 서재덕 단원을 비롯한 운영진들은 사전에 많은 준비를 했다. 함께 6·25전쟁 관련 자료를 찾아 정리하면서 퀴즈를 준비했고, 6·25전쟁 관련 영상을 찾아 함께 시청하면서 유공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했다. 당연히 청년들이 쓴 편지에는 6·25참전용사를 향한 진심이 녹아들었다. 이한준 대표는 이날의 봉사로 큰 보람을 얻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아쉬움도 남았다.

“미국은 군인의 위상이 매우 높고, 그만큼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 분위기도 우리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보훈 관련 봉사를 통해 젊은 세대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께 감사를 전하는 일련의 활동의 의미와 그분들을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우리 봉사단이 이분들에 대한 활동을 지속해야할 이유를 다시 깨달았습니다.”

또 이한준 대표는 “엠지세대는 어떤 세대보다 환경 친화적이고, 가치 지향적이라는 뚜렷한 개성이 있다”면서 “학업과 취업준비, 자기계발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주말 시간을 오롯이 할애해 봉사에 힘을 쏟는 2030 청년세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성세대와는 또다른 새로운 감각의 봉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까지 연봉인상단 누적 봉사 참여자 수는 1,000명을 넘겼고, 연봉인상단 인스타그램(yvis_official) 게시글에 대한 누적 ‘좋아요’ 수도 1만7,000여 건(11월 말 기준)을 넘기며, 또래 청년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연봉인상단은 이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전체 일정을 계획 중이다. 이한준, 서재덕 두 사람은 “보훈 봉사는 우리 봉사단의 ‘즐겁게’ ‘진정성 있게’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이었다”고 돌아보면서 “내년에는 보훈 관련 봉사를 좀 더 늘리고, 보다 더 탄탄하게 준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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