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은 격동의 과정을 겪어온 대한민국 역사와 국가정체성의 상징이다. 우리 역사는 독립과 호국, 민주의 현장에서 자신을 던져 위기를 이겨내고 공동체를 구해낸 발걸음의 기록이다. 보훈은 이 역사의 현장을 기억하고, 그 주역들의 헌신과 공헌을 공동체 발전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국가보훈부 승격 추진은 보훈의 새로운 역할 정립, 보훈의 패러다임 전환 및 보훈문화 정착 요구에 대한 응답의 성격을 갖는다.

특히 미래세대의 경우 독립·호국·민주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 이들을 공동체의 가치로 묶어내고 지속가능한 미래의 주역으로 세우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것이 바로 보훈의 역할과 가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훈부 승격의 의미

보훈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중요한 힘의 하나이다. 대한민국이 근현대의 역사를 지나오면서 획득한 소중한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낸 중심이 바로 보훈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질서의 급격한 변동과 깊어지는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은 국민통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케 하고 있다.

확고한 보훈 체계는 공동체를 위한 희생·공헌을 예우하는 보훈문화와 공동체에 헌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안보와 사회발전의 에너지를 든든히 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국가보훈부는 이 보훈 체계의 정립을 위해 국가유공자 예우,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정체성, 애국심, 국민통합 등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이념·가치를 다루는 정부 핵심 기능을 맡는 정부 기관이 될 것이다.

보훈부 승격은 그간 다소 홀대받았던 보훈의 기능과 역할을 극대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승격에 따른 기대효과

국가보훈처는 보훈부 승격의 기대효과로 가장 먼저 ‘국민통합의 구심적 역할로 대한민국의 재도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보훈부가 부서의 역할을 극대화해 보훈문화 확산과 보훈의식 강화를 통해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우리 사회의 위기 극복과 번영의 주춧돌인 국민통합을 견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 승격은 특히 국가유공자의 권익을 적극 대변하는 일류보훈을 구현하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훈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국무회의 등에 참석해 예산, 입법 등의 과정에서 보훈가족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고, 복지 등 보훈가족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타 부처와 대등한 지위에서 협의하고 조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보훈처는 부 승격이 안보와 보훈외교의 강화에도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보훈부 승격은 국민, 특히 젊은 세대에게 국가에 헌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튼튼한 국방체계를 갖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국민의 안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보훈의 역할 강화는 강한 국방을 적극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훈부 승격은 또 대한민국만이 할 수 있는 보훈외교를 외교의 핵심자산으로 육성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보훈외교 분야에서 주요 참전국과 동등하게 ‘부’의 지위에서 각종 사업과 협력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보훈처는 현재도 이미 ‘부’에 준하는 규모로 역할을 수행을 하고 있어 부 승격이 이뤄지더라도 새로운 행정 부담없이 효율적인 업무추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즉 국가운영 시스템의 큰 틀에서 ‘부’ 승격에 따른 예산과 조직의 추가 부담을 최소화하고도 기능을 효율화해 목적한 바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훈처 예산은 올해 기준 5조9,000억원 수준으로 이미 ‘처’ 단위 중 가장 크며 일부 ‘부’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으로 편성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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