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졌지만 한낮의 태양은 아직 뜨겁습니다. 여전히 무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이 나고 기력이 떨어집니다.

자연히 입맛도 없고 몸은 지쳐갑니다. 여름에는 가만있어도 등에 땀이 흐릅니다. 흘린 땀만큼 수분을 보충해야 균형을 맞출 수 있는데 물 마시기도 고역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 오히려 수분을 뺏기게 됩니다.

수분도 보충하고 땀구멍도 막으며 뱃살을 태우는데 도움이 되는 레몬물이 있습니다. 레몬물은 몸에 있는 독소를 제거하고 지방의 연소를 돕는 대표적인 디톡스 식품입니다. 음식에 레몬즙을 뿌리면 신선해지듯 활력을 잃어가는 몸에 레몬을 더하면 생기가 돋아납니다.

레몬의 신맛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상승시킵니다. 마시는 방법도 아주 간편합니다. 레몬을 베이킹소다 등으로 깨끗이 씻은 다음 얇게 썬 조각을 물병에 넣고 냉장고에 1~2시간 뒤에 마시면 됩니다. 너무 시게 만들면 식도와 위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무더운 여름의 보약이라 불리는 ‘생맥산’이라는 탕약이 있습니다. 생맥산에 들어가는 약재 중의 하나가 오미자입니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 이름 붙여졌습니다. 그 중 신맛이 가장 강한데 신맛은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습니다. 심장을 튼튼히 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떫은 맛이 강해지니 찬물에 넣어 서서히 우려먹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만큼 수면이 중요한 계절은 없습니다. 밤마다 찾아오는 열대야와 습기로 깊은 잠을 자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밤새 사용하면 코도 안 좋아지고 냉방병의 우려도 있습니다.

덥다고 자기 전 찬물로 샤워를 하면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됩니다. 샤워할 때는 시원하지만 나중에 체온을 빠르게 상승시키기 때문입니다. 잠들기 2~3시간 전 미온수로 가볍게 샤워해서 몸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유, 바나나, 키위, 캐모마일이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완화시켜 잠이 잘 들도록 도와줍니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적어도 3시간 전에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숙면을 위한 실내온도는 25~26도가 적절하며 습도는 50~60% 정도가 알맞습니다.

날씨가 덥다고 얼음이나 찬 음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찬 음식을 먹게 되면 속은 차게 되고 상대적으로 겉은 더워집니다. 이로 인해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익히지 않은 음식은 장염이나 식중독의 우려도 있습니다. 복날에 뜨거운 삼계탕을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피서’는 더위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잠시 더위를 피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무더운 더위를 피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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