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경남 창녕군 남지읍 박진지구전적비에서 열린 ‘호국 순례’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남지고 학생들이 ‘호국의 나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비를 접고 있다.
지난달 4일 경남 창녕군 남지읍 박진지구전적비에서 열린 ‘호국 순례’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남지고 학생들이 ‘호국의 나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비를 접고 있다.

제72주년 6·25전쟁 기념식 중앙 행사의 오프닝으로 17만5,801개의 ‘호국의 나비’가 날아올랐다. 17만5,801명의 국군 전사자를 상징하는 ‘호국의 나비 프로젝트’는 호국보훈의 달 한 달 동안 전국의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접은 나비를 한 데 모은 것이다. 6·25전쟁을 잊지 않겠다는 미래세대의 선언이자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 담긴 호국의 나비가 올해 기념식을 한층 더 특별하게 했다.

이번 호국의 나비 프로젝트에 전교생이 참여해 단일 학교로는 최다인 7,000개의 호국의 나비를 만든 경남 창녕군 남지고등학교를 찾아 김옥기(63) 교장과 윤성민(18, 남지고 3학년) 학생회장을 만났다. 윤성민 학생회장이 먼저 호국의 나비 참여 소감을 밝혔다.

“우리가 접은 나비가 6·25전쟁 기념식 행사에 쓰인다는 말에 친구들 모두 진지하게 참여했습니다. 전사자를 상징한다는 의미도 컸고, 더 예쁘게, 정성스럽게 접어야겠다는 생각에 다들 말이 없어졌죠.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는데 참여할 수 있어 뿌듯 했습니다.”

남지고등학교는 평소에도 학교 특색사업으로 나라사랑 봉사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윤성민 학생은 학생회장이자 나라사랑 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남지고의 대표적인 나라사랑 봉사활동으로는 ‘호국 순례’와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매년 다채롭게 채워지는 광복절 행사가 있다. 이번 호국의 나비 프로젝트는 호국 순례의 마지막 순서였다.

지난달 4일 열린 호국 순례는 학생 80여 명과 교사 20여 명 등 100여 명이 집결해 창녕군 남지읍 박진지구전적비까지 1시간 30분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동 구간마다 지역 주민들이 나와 학생들을 향해 박수를 치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옥기 교장이 남지고의 호국 순례에 대해 열띤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 남지고의 호국 순례는 1993년 시작해 30년째 이어오고 있는 학교의 전통이자 이제는 대표적인 지역 행사가 됐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500여 명이 함께했었죠. 올해 까지는 학생들만 참여했지만 상황이 괜찮아지는 대로 다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로 복원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이 주민들의 열띤 응원 속에 박진지구전적비에 도착한 후, 윤성민 학생회장 사회로 추념식이 열렸다. 학생들은 경건한 자세로 추모헌시를 낭독하고 주변정화 활동에 참여했다. 윤성민 학생은 “멀지 않은 곳에서 나라사랑을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장소가 있고 이곳을 자주 찾으며 나라사랑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며 그날을 돌아봤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호국의 나비 접기. 학생들은 저마다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바닥에 앉아 호국의 나비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들었다. 나비를 접어내는 학생들의 손길에서 신중함이 묻어났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 학생들이 알아야 할 가장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게 무조건적인 ‘충’ ‘효’를 강요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 나라를, 또 우리 지역을 지켜주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학생들 마음에 자연스럽게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과 동문들은 모두 이 감사의 마음을 근간으로 ‘공동체를 생각하는 삶’을 살아갈 것으로 믿습니다.”

김 교장은 앞으로 남지고 학생들과 함께 다가오는 광복절에 맞춰 광복절을 제대로 기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이끌어낼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다. 김옥기 교장은 나라사랑 봉사활동 경험이 학생들이 생생한 역사를 배우고,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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