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임실호국원은 새싹 잔치, 꽃 잔치가 한창이다. 호국원에 잠들어계시는 우리의 영웅들도 봄의 잔치를 만끽하고 계실까?

임실호국원에 부임한 지 2개월여, 그 분들을 위해서는 봄의 잔치 뿐 아니라 사계절 쉼 없는 든든한 보훈 잔치를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국의 호국원 모두 마찬가지지만, 우리 호국원에서도 국가유공자분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편히 모실 수 있는 안장능력의 확충이 가장 중요한 일이이라 생각된다.

현재 국립묘지의 주 안장대상인 6·25참전유공자의 평균 연령이 90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안장능력 확충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우리 호국원은 올해부터 제3충령당 건립을 위한 부지 조성과 설계 절차를 진행하면서 국가유공자를 모시는데 차질이 없도록 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 중인 제3충령당은 2만여 기 규모로 내년 완공할 예정인데, 계획대로 시설이 완공되면 우리 호국원은 총 5만5,000여기의 안장능력을 갖추게 된다.

국립묘지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마지막 예우를 책임지는 곳이다. 우리 호국원은 최고의 예우를 다하기 위해 명예집례관을 위촉해 합동안장식을 열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합동안장식은 잠시 중단된 상태. 그러나 국가유공자의 마지막을 지켜드리려는 우리의 마음은 중단될 수 없다.

그래서 임실호국원은 가족단위 봉안의식을 준비해 작지만 정성껏 치러드리고 있다. 이 의식은 태극기와 근조기가 설치된 국가유공자를 모시는 공간을 마련하고, 고인에 대한 공적 소개에 이어 유가족 대표 헌화, 의전단의 트럼펫 진혼곡 연주에 맞춰 묵념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

이렇게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유공자분들에게 마지막 예우를 다해 드리려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전달돼 가족들이 우리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따뜻한 격려를 해주고 있기도 하다. 하루 빨리 관련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합동안장식이 열려 호국영웅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더 많은 정성과 예의를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가득하다.

최근에는 국가보훈처가 무연고 국가유공자의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발맞춰 우리 호국원도 무연고묘소 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관내 유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무연고 묘소 94위에 대해 전북개발공사, 전북대학교 등과 협약을 체결해 정기적인 참배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호국원은 든든한 보훈잔치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국립묘지를 미래 세대에게 친숙한 공간, 기억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1년 교육부 진로체험망 체험 프로그램(꿈길)에서 5점 만점 평가를 받은 청소년 진로체험 현충선양담당관 행사를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호국원에 안장되신 2016년 3월의 6·25전쟁영웅 고 오금손 대위에 대한 스토리텔링 호국투어 행사, 보훈퀴즈와 윷놀이를 접목한 체험형 역사교육 ‘윷퀴즈 온 더 블록’ 행사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는 호국원이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장소가 아닌 ‘예우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실천하고,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

김지현 국립임실호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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