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게 되는 일이 잦아집니다. 춘곤증을 이기려면 평소보다 많은 비타민, 무기질 등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봄나물에는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있어 춘곤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보약보다 낫다는 봄나물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음식인 봄동은 아삭한 식감으로 겉절이에 많이 활용되는 채소입니다. 비타민A가 풍부해 눈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킵니다. 눈의 피로 개선은 물론 안구건조증에도 도움이 됩니다. 봄동 속에는 베타카로틴, 철분, 칼륨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혈액을 보충하고,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봄동은 저열량 식품으로 양질의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다이어트까지 가능한 식품입니다.

봄나물 중 가장 단백질이 높은 냉이는 몸 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전립선암세포 억제 효과가 있는 나물입니다. 냉이에는 각종 비타민, 무기질 그리고 단백질이 풍부해 춘곤증을 해소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알싸하고 독특한 향이 소화액을 분비해 소화를 돕습니다. 냉이의 차가운 성질은 혈액을 맑게 하고 간을 청소해 지방간이나 고혈압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간 기능을 회복시켜 숙취 해소나 피로 회복에 많이 이용됩니다.

대표적인 해독 식품 중 하나인 미나리는 우리 몸의 중금속,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탁월합니다. 봄철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 미나리 반찬은 특히 효험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수근(水芹)이라 부릅니다. 피를 맑게 하고 기운을 통하게 합니다. 대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황달 치료에도 쓰입니다. 그렇기에 돼지고기와 미나리는 찰떡궁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5가지 맛을 가졌다고 해서 ‘오신채’라고도 불리는 달래는 다른 나물에 비해 매운맛이 강합니다. 산에서 나는 마늘이라 불릴 정도로 마늘과 유사해 항균, 항염작용이 뛰어납니다. 면역력을 증가시켜줘 환절기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에 도움이 됩니다. 또 정신을 맑게 하고 원기회복과 자양 강장에 효과가 있습니다. 달래 특유의 향은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합니다.

이밖에 씀바귀, 쑥, 머위, 원추리, 두릅 등 자연이 선물하는 많은 봄나물이 있습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우리가 아는 대부분 봄나물은 찬 성분이라는 것입니다. 또 나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량의 독을 가지고 있어 생으로 먹으면 종종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나물을 먹을 때는 살짝 데쳐 먹거나 된장과 같이 발효된 소스와 함께 먹어야 음과 양의 균형이 맞습니다.

겨우내 얼었던 동토의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파란 생명력으로 가득한 봄나물을 통해 생기있는 내일을 맞이해보세요.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과 부장,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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