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합실에 비치된 ‘대지의 사물들’ 작품 - 김준용(유리), 이가진(도자), 이승희(도자).
대합실에 비치된 ‘대지의 사물들’ 작품 - 김준용(유리), 이가진(도자), 이승희(도자).

생활 속에서 우리가 만지고 사용하는 물건들, 사물들과 우리는 어떤 관계성을 지닐까.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공예에서 벗어나 재료, 사물, 기계, 인간, 환경 등 공예와 관련된 수많은 행위자 사이의 수평적 관계를 추구하며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예와 디자인에 대해 탐구하는 전시가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사)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공예기획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는 지난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먼저 선보여 현지의 찬사를 받았다. 이번 전시는 밀라노 한국공예전 출품작품과 더불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재구성한 것이다.

참여작가 38팀의 공예, 디자인, 사진, 영상 등 29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각 층마다 각기 다른 구성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라는 주제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1층은 하늘과 땅,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대지의 사물들’, 2층은 한국의 다양한 생활문화를 담은 공예 ‘생활의 자세들’, 3층은 인간과의 지속적인 삶을 이어가는 소중한 반려로서 공예를 바라보는 ‘반려기물들’로 구성했다.

‘대지의 사물들’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수평적이고 평등하게 관계 맺는 것으로 파악하는 작품들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단순히 고정된 물건이 아닌 인간, 사물, 재료, 기계 등 다양한 행위자들과의 만남과 배열을 통해 끊임없이 상징을 생산하는 유기체로서의 공예의 면모를 고찰한다.

2층 ‘생활의 자세들’에 전시된 작품 - 김시영(도자), 몬스트럭쳐X채율(가구+나전), 조성호(금속), 박홍구(목가구).
2층 ‘생활의 자세들’에 전시된 작품 - 김시영(도자), 몬스트럭쳐X채율(가구+나전), 조성호(금속), 박홍구(목가구).

‘생활의 자세들’은 온돌, 좌식문화 등 가장 한국적인 요소들을 시회, 다회, 명상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접목한 공예작품들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좌식 생활과 현대적인 입식 생활을 겸하는 현대인들에게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반려기물들’에서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닌 인간의 평생을 넘어 백 년, 천 년을 이어가는 아름답고 소중한 기물로서의 공예를 소개한다. 나전가구와 매듭 등 인간과 기물이라는 관계를 넘어 다양한 세대와 문명을 잇는 고리가 되는 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더욱 다채롭고 즐거운 전시 경험을 선사하고자 다양한 체험 행사와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장 1층 안쪽에 마련된 공예체험존에서는 한지장이 직접 한지를 제작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방문객들도 한지뜨기, 도자 물레, 섬유 직조기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5월 29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무료.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전시관련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284 누리집(www.seoul284.org) 참고, 문의 02-3407-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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