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두 여인.
나무와 두 여인.

일체의 배경을 제거하고 간략한 직선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거칠게 표면을 마감하는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미감. 한국 근대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 박수근의 개인전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3월 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간 ‘선한 화가’ ‘신실한 화가’ ‘이웃을 사랑한 화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등의 수식어로 불리던 박수근 작가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는 그가 살았던 전후의 시대상에 주목해 당시 화단의 파벌주의로 인한 냉대나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불우한 화가가 아닌 ‘작가 박수근의 성취’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박수근 전작도록 발간사업을 통해 새롭게 발굴된 자료와 연구성과를 토대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수근 작가의 활동도 소개한다.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익히면서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자리를 잡아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렸던 그의 인생을 4개의 테마로 나눠 전시한다.

판잣집.

‘밀레’와 같이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 박수근이 화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1부 전시에서는 10대 시절의 수채화부터 1950년대 유화까지 그의 초기 작품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한국전쟁 후 재개된 제2회 국전에서의 특선 수상작부터 그가 참여한 주요 전람회 출품작들, 창신동을 중심으로 가족, 이웃, 시장의 상인 등 날마다 마주친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각각 한데 묶어 치열하게 살아온 ‘젊은’ 그리고 ‘안정을 찾아가는’ 작가 박수근의 인생의 단편을 보여준다.

또한 전시의 마지막에는 박수근 작가가 완성한 아름다움의 정수가 담긴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그가 평생을 즐겨 그린 소재인 여성과 나무, 특유의 거친 질감과 형태의 단순화 등의 화법 등 우리나라 옛 흙벽과 분청사기, 창호지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작가 고유의 색채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월요일 휴관.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개관.

관람료 무료, 사전 예약 등 문의 02-20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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