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가보훈처 업무는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라는 비전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보훈처는 이를 위해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책임 강화 △국가유공자 예우와 보훈문화 확산 △제대군인지원과 국제보훈 교류협력을 주요 방향으로 핵심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의 상황은 국가보훈대상자 연령이 평균 69.9세에 이른 가운데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인 독립과 호국, 민주유공자 본인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의 공동체 가치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훈이 국민통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해 보훈처가 추진할 계획인 업무방향을 자세히 살펴본다.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책임 강화

○ 보상금 수당 인상, 보훈안전망 강화

보훈의 기본 가치인 헌신에 대한 보답, 그 기능이 대폭 강화된다.

올해 보훈처는 보상금과 수당 인상을 통해 국가보훈대상자의 영예로운 삶을 지원하고, 저소득 보훈대상자에 대한 보훈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정책을 집중한다.

올해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등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2.4%의 2배가 넘는 5% 인상한다. 또 부모가 모두 사망한 전몰·순직군경 등의 유자녀에 대한 보상금 지급연령을 만 18세에서 24세로 상향 조정해 경제적 자립까지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특히 많은 대상자들이 보훈 수당 등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부분도 개선했다. 보건복지부와 협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기초연금 수급대상자 결정을 위한 소득액 산정 시 보상금 중 무공영예수당의 최고액 수준(올해 월 43만원)을 소득에서 공제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1만3,000여 명의 보훈대상자가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보훈의료·복지 지원 대폭 강화

보훈처는 고령의 국가보훈대상자들이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보훈의료·복지 지원도 대폭 강화했다.

위탁병원의 경우 지난 2년간 100여개씩 늘려온데 이어 올해에도 120개소의 병원을 추가로 지정해 고령 보훈대상자가 원거리에 있는 보훈병원을 방문하는 불편함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또 올해 4분기부터는 75세 이상 참전유공자가 위탁병원에서 진료받는 경우에도 약제비를 지원키로 했다.

지원은 연 최대 25만2,000원 한도(올해는 3개월 분)로 지원된다. 지원대상은 참전유공자, 무공수훈자, 재일학도의용군인이다.

상이 국가유공자 등에게는 보철용 차량으로 전기, 수소 차량을 구매해 등록할 경우 구입비 100만원과 연료비(월 2만9,000원 한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하반기부터는 전국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교통복지카드 지원대상자(독립유공자, 상이 1~7급 국가유공자, 1~14급 5·18민주화운동부상자)가 복지카드 1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유공자 예우 및 보훈문화 확산

○ 국립묘지 안장능력 지속 확충

만장을 앞둔 국립묘지들의 안장 능력을 확충한다. 그리고 안장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시행된다.

우선 내년까지 이천, 영천, 임실, 괴산 등 4개 호국원에 11만5,000천기를 확충하고, 2025년까지 연천현충원을 5만기 규모로 조성키로 했다. 아울러 강원권 국립묘지 신규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에도 착수한다.

안장자 예우 강화를 위해 1월부터 국립묘지에 안장된 28만여 명의 참전기록, 훈·포장 수여 등 공적정보를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다. 서울 수유 국가관리묘역은 국립묘지에 준하는 수준으로 묘역 시설과 안내판 등을 정비한다.

○ 보훈문화 확산

국민이 일상에서 국가유공자를 존경하는 보훈문화의 확산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서울 서대문에 건립 중인 임시정부기념관은 올 2월까지 전시공사와 시운전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념관은 개관 이후 3·1운동부터 대한민국정부 수립까지 27년간의 임시정부 활동과 정신을 미래세대로 이어나가는 보훈교육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귀환한 홍범도 장군의 카자흐스탄 현지에 남은 구 묘역을 추모공원으로 재정비한다.

2019년부터 시작한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를 전·공상군경, 무공수훈자 유족 등 10만2,000여 명에게 추가 증정함으로써 56만명 대상의 역사적 사업을 모두 마무리한다.

제대군인 지원 및 국제보훈

○ 제대군인에 대한 예우와 지원 강화

제대군인의 안정적 구직활동 지원을 위한 전직지원금을 대폭 인상한다. 2008년 도입 후 첫 인상으로, 중기복무 제대군인은 2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장기복무 제대군인은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의무복무 제대군인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 조성을 위해 제대군인법 개정도 추진한다.

○ 국제보훈 강화

유엔 참전의 인연을 미래세대로 이어나가기 위한 국제교류·협력을 강화한다.

올해 5월에는 미국 워싱턴D.C.에 건립 중에 있는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이 완공된다.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 4만3,769명의 명단이 모두 각인될 추모의 벽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중심에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는 상징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고령의 유엔참전용사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참전 전적지와 대한민국의 문화, 발전상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확장가상공간(메타버스)을 구축해 운용할 계획이다. 4월부터는 유엔참전용사의 구술기록도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다.

존경받는 보훈단체상 정립

올해에는 5·18민주화운동 단체 설립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 등 3개 공법단체가 설립될 예정이다. 보훈처는 이들 단체의 조속한 설립과 출범 초기에 안정적 정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보훈단체 수익사업은 명의대여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개편하도록 유도하는 등 투명한 운영을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보훈업무 4년 반 추진성과

문재인 정부는 보훈을 통해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제대로 보답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겠다는 국정 철학을 정립했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관으로 격상하고,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국정과제의 하나로 설정, 지난 4년 반 동안 일관되게 추진했다.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보상 실현

○ 보상금 및 수당 인상

기간 동안 보상금은 연평균 4.1% 인상됐다. 이는 물가상승률 등 사회경제지표 대비 높은 수준으로 보훈가족 생계 안정에 기여했다.

특히 참전·전상수당 등 개별 수당은 대상별 개별 여건을 고려하여 대폭 인상했다. 참전명예수당은 2017년 22만원에서 2022년 35만원으로 인상했으며, 같은 기간 전상수당은 2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 보훈심사체계 개선

그간 정부 부처 간에 규정이 달랐던 ‘전상·전몰’ 기준을 정비해 군복무 중 질병이 발생하거나 또는 악화된 의무복무자에 대한 기준을 완화했다. 이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아도 제한된 복무환경 등 의무복무자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또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보훈심사를 위해 입증자료 없는 신청자에 대해서도 현장조사, 청문 등 사실조사를 활성화하고, 시민참여제도 등 다양한 국민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또 부상 입은 군인·경찰·소방공무원은 전역·퇴직 6개월 전부터 국가유공자로 등록이 가능토록 개선해 보훈 보상의 공백을 없애도록 했다.

맞춤형 의료 복지

○ 보훈대상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국가책임 강화

의료 인프라의 확충을 위해 인천보훈병원 신설 개원에 이어 원주보훈요양원, 광주보훈병원 재활센터를 개원했다.

고령 참전유공자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소외지역·노인성 질환 등을 중심으로 위탁병원을 2017년 310개소에서 2021년 518개소로 대폭 확충했다.

이와 함께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참전유공자에 대한 진료비 감면율을 60%에서 90%로 확대하고, 군복무 중 발병한 중증·난치성 질환에 대한 감면 진료기관을 보훈병원에서 위탁병원까지로 확대했다.

○ 더 높은 수준의 보훈복지 실현

맞춤형 재활서비스를 위해 상이군경 등에 재활을 위한 스마트 보철구를 시범 공급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심리재활서비스를 신설했다. 스마트 보철구의 경우 현재 지급하고 있는 의지나 의치 등 52개 품목 중 26개를 스마트 보철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재가복지서비스도 대폭 확대했다. 독립유공자 자녀·손자녀와 참전유공자 배우자까지 대상을 확대했으며, 지원기준도 중위소득 100% 이하에서 160% 이하로 완화해 수혜자를 대폭 늘렸다.

국립묘지 안장 능력 확충 등

○ 안장능력 확충 및 관리 강화

국립묘지 신규 조성과 권역별 확충을 통해 9만1,000기의 안장 여력을 확보했다. 2019년 10월 괴산호국원, 지난해 12월 제주호국원을 개원했으며 임실호국원 제2충령당(2017.7.), 대전현충원 충혼당(2021.5.)을 확충했다.

특히 2018년 5월에는 국내 최대 독립운동가 묘역인 대구신암선열공원을 국립묘지로 승격했다.

이와 함께 서울 수유, 안성 사곡, 거제 장승포 등 7개소를 국립묘역으로 지정하여 묘역정비 및 안내판 설치 등 국립묘지 수준으로 상시 관리하도록 했다.

○ 국가유공자 사망시 예우 강화

국가유공자에 대한 장례 의전을 격상해 마지막 가시는 길의 예우를 강화했다. 국가유공자 사망 시 대통령 근조기와 영구용 태극기를 증정하고, 고인의 참전사실 등을 담은 공적카드를 증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계곤란 유공자에 대한 장례 지원도 강화해 기초생활수급자인 국가유공자 사망 시 장례인력과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독립·호국·민주 정신 기억, 계승

○ 독립유공자 포상 확대 및 유해 봉환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독립운동 사료의 대대적 수집과 공적심사기준의 합리적 개선 등을 통해 독립유공자 2,243명을 포상했다.

특히 여성 독립유공자는 2017년까지 전체 포상인원의 2%인 299명에 불과했으나, 2018년 기준을 개선한 이후 2021년까지 245명을 신규 포상했다.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 현지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는 등 최고의 예우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서훈했다.

○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정부 주도로 시작된 이 사업은 통일된 디자인의 명패를 제작해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를 통해 국가유공자의 자긍심을 제고하고 그 희생과 공헌을 이웃이 함께 기리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사업은 지난해까지 국가유공자와 유족 등 45만여 명에게 증정했으며 올해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 국가기념일 지정, 특별주기 기념사업 추진

6·10독립만세운동, 대구2·28민주운동, 대전3·8민주의거 등의 기념일을 정부 주관 기념식으로 격상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6·25전쟁 70주년, 4·19혁명 60주년 및 5·18민주화운동 40주년 등 주요 10주기 사업들도 의미있게 마무리했다.

○ 국제보훈교류협력 강화

참전 22개국의 유엔참전용사에게 300만장(미국 151만, 에티오피아 14만장 등)의 마스크를 지원, 보훈외교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을 높였다.

콜롬비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보훈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한-네덜란드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보훈분야 협력 공동 발표문을 채택하는 등 국제보훈이 더욱 진일보했다.

이외에도 미국과 영국에서 유엔참전용사의 생생한 증언을 활용한 역사교육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사례로 보는 보훈행정 - 달라진 5년 달라질 세상

후배 장병이 달아준 ‘국가유공자’ 명패

△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서 활약한 참전용사 ㄱ씨. 지난 6월 어느 날, 해군 전대장이 장병들과 함께 집을 찾아와 경례를 하고 예를 갖추어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주고 갔다. 함께 전쟁을 치른 전우 같은 후배 장병들이 직접 찾아와 명패를 달아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국가유공자 명패를 본 이웃들이 만날 때마다 먼저 인사를 하는데, 그때마다 자부심과 함께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는 명패를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과 함께 오늘의 조국 바다를 든든하게 지키는 후배들과 명패를 보내준 국가보훈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유엔용사의 감동, 방역마스크 전달

△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유엔참전용사 ㄴ씨.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으로부터 마스크 등 방역용품을 지원받고 감사의 편지를 썼다. 편지는 대한민국과 용사를 잇는 우정의 상징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이제 더 이상 참전용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6·25전쟁은 잊혀진 전쟁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70년도 더 지난 오늘, 전쟁에 참여해 싸웠던 우리 용사들을 잊지 않고 이 먼 나라까지 마스크와 편지를 보내주다니 정말 기뻤습니다. 예상도 못했는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편지에서 청춘을 바쳤던 나라, 한국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따뜻한 인사를 함께 전해왔다.

최고의 예우 ‘장군의 귀환’

△ 평소 역사나 보훈에 대해 무관심했던 20대 청년 ㄷ씨. 2021년 광복절을 앞두고 우연히 정부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시러 간다는 쇼츠(Shorts) 영상을 접했다. 그는 이후 보훈처에서 장군의 유해를 모시고 와서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것까지 전 과정을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았다. 장군의 유해 봉환 과정을 통해 정부는 최고의 예우를 다해 장군님을 모셔오고 국민들은 마음을 다해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

그는 보훈처가 마련한 온라인 참배에도 참여했다.

소득산정 조정으로 기초연금 수령

△ 보훈급여금 때문에 기초연금을 받지 못했던 70세의 국가유공자 ㄹ씨. 지금까지는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 선정을 위한 소득 산정 시 보상금이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생활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을 받지 못해왔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매월 지급받는 보상금 중 43만원이 소득 산정에서 공제되기 때문에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소식을 들은 그는 “남들 다 받는 기초연금을 못받아 어려움이 컸는데 이제 받을 수 있다니 어려운 살림에 숨통이 트이고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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