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국가보훈처와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디엠지(DMZ)통일열차여행은 분단시대를 사는 젊은이로서의 내 가슴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도라산역에 이르는 구간을 달려 파주시 일대를 돌아본 이번 여행은 한국 분단의 현장을 실감하게 했다. 통일에 대한 비전과 공감대를 확산시킨다는 취지대로 다시 ‘우리의 통일’을 깊이 고민하게 하는 기회가 됐다.

이번 행사는 ‘국가보훈처장과 함께하는’이라는 슬로건답게 여러 업무로 바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특별히 참여했으며 DMZ통일열차여행 홍보대사 허영주씨, 국가유공자 후손, 나라사랑 실천학교인 서울대신고등학교 학생 등 130여 명이 함께했다.

DMZ통일열차는 오전 9시, 서울역을 출발해 임진강역을 거쳐 도라산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총 3량의 열차에 나눠 타고 출발한 여행의 첫 프로그램은 ‘처장님과의 대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모든 열차칸에 들러 참가자들과 눈을 맞추고,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며 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백골부대 출신 아버지를 소개하신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으로 와 닿았다. 전쟁의 참상과 전쟁 와중에 겪게 되는 사람들의 슬픔을 생생히 들으며 참가자들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북녘을 코 앞에 둔 임진강역에 도착해 신원확인을 마친 후 민간인 통제구역인 도라산역으로 이동했다.

도라산역은 현재 허가에 의해서만 출입이 가능한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역이다. 도라산역을 나선 우리는 역 바로 근처에 있는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가장 먼저 들렀다. 공항 국제선을 탈 때처럼 출입검사 받아야 했다.

이곳에서는 경계를 넘어간다는 의미로 ‘출경, 입경’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곳을 통해 하루 1,000여 명 정도가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한다. 한가하고 조용하지만 엄격한 절차에 우리 분단의 단면을 상징하는 듯 느껴졌다.

이어진 지난 8월 북한의 지뢰도발이 일어났던 제1보병사단 수색대대 방문. 이곳을 살피며 최전방에 근무하는 국군의 헌신적 노력을 이해하면서 다시 안보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됐다.

이 날 국가보훈처장은 수색대대에 격려금을 전달하며 “우리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전방에서 나라를 지키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후 일정의 시작은 총 길이 1,635m에 이르는 제3땅굴. 아파트 25층 높이 정도의 지하에 만들어진 이 땅굴은 1시간에 3만 명이 이동 가능하다고 한다. 북측이 기습남침을 위해 건설했으나 현재는 군사분계선 남측으로 3개의 콘크리트벽을 세워 땅굴의 일부를 안보체험 현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땅굴체험 후 통일안보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도라산전망대에 올랐다. 짙은 안개로 북한과 군사분계선 등이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우리 안보현실을 말해주는 듯 했다.

새로운 경험, 짧지만 보람된 여행이었다. 분명 우리국토지만 신분확인을 받아야만 갈 수 있는 곳, 익숙한 산과 강이 있지만 낯선 곳이었다. 통일열차가 아니라 일반열차 티켓을 사 왕래할 그날을 기대하며 하루를 정리한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1일 오전 서울역에서 ‘국가보훈처장과 함께하는 DMZ통일열차여행’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터뷰 - 황의찬(22, 명지대)씨

DMZ를 둘러보고 난 소감은?

평소에 통일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막연한 관심일 뿐이었는데 직접 군부대도 가보고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듣고 나니 생각보다 통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통일에 대한 생각은?

당연히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리와 북한의 차이가 서서히 좁혀지면서 자연스럽게 통일로 나아가야 사회에 큰 충격 없이 ‘완성된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전병준 국가보훈처 온라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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