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에서 보면 제석천이 사는 천상의 세계에는 아름다운 그물망이 하늘 가득 펼쳐져 있다고 한다. 그 그물의 이음새마다 진귀한 구슬이 걸려 있는데 그 구슬들은 너무나도 투명하고 맑아서 거울처럼 서로서로의 모습을 하늘 가득 비추고 있다고 한다.
나는 그 그물의 이미지를 생각할 때마다 우리 사람의 마음도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는 구슬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아이가 엄마의 표정을 비추고 반대로 또 엄마가 아이의 표정을 비추듯, 서로서로의 모습을 끊임없이 비추면서 살아야 건강해지는 존재가 인간이 아닌가 싶다.
혹시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충고나 문제를 풀어주려고 하기 전에 먼저 충분히 거울이 되어 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비춰주었는지 돌아봤으면 좋겠다.
 
혜민 스님, 조선일보 ‘마음산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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